성주투쟁위, “사드철회 목적뿐 아니라 과정도 민주적으로”

77차 성주촛불...투쟁위 군민께 드리는 사과문 발표

13:46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공동위원장 김충환, 김성혜, 배윤호, 이강태)가 성주군과 합의를 통해 집회 장소를 군청 앞 광장으로 변경하면서 촛불 참가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부족했음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촛불을 든 군민들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군민들은 경찰 물대포에 맞아 317일 만에 목숨을 잃은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며 “우리가 선두에서 이 땅 평화 실현하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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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저녁 7시 30분 군민 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77차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어제(26일) 군청 마당으로 들어오면서 성주군민들이 많은 비판과 질책을 해주셨다. 오늘 투쟁위에서 논의해서 사과문을 작성했다”며 집회 장소 변경 과정과 관련해 ‘성주군민께 드리는 사과문’ 낭독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성주투쟁위는 “군수와 군관계자를 만나 촛불이행합의서를 작성하기 전 촛불주민들께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밟지 못한 것은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촛불주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드배치가 성주로 확정되는 날부터 지금까지 치열하게 싸워온 촛불주민들이 이전 투쟁위의 배신과 변절로 받은 마음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에, 재편한 지금의 투쟁위가 ‘아래로부터 민주주의’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목적뿐만이 아니라 과정 또한 민주적이어야 함을 또다시 잊어버렸습니다. 우리 투쟁위는 9월26일 성주군청 앞마당으로 들어가는 문제를 둘러싼 격렬한 토론을 통해서 아프게 각성하면서 성주군민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또, “촛불지킴이는 우리가 불편을 감내하고 도로가로 나오던 상황, 투쟁위 표결로 해산결정이 내려져 투쟁 지도부의 구성 전망조차 불투명하던 상황에서 우리 촛불주민들이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버팀목이었고, 77일째 되는 지금까지 촛불을 지켜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사드배치 철회라는 분명한 투쟁의 기조와 원칙을 견지해가야 하는 투쟁위가 흔들릴 때마다 반듯하게 세워주는 추의 역할도 해낼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주온(왼쪽), 최혁봉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주온(왼쪽), 최혁봉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성주에 온 김주온, 최혁봉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故 백남기 농민이 사는 전남 보성에서 농사를 짓는 최혁봉 공동운영위원장은 “대한민국 어떤 땅에도 사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결정해주시고, 촛불의 힘으로 투쟁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는 민주주의 현장이라고 감동했다”며 “이길 수 있다. 울진과 삼척에서도 국가폭력에 맞서서 이겨냈다. 성주군민 촛불로 대한민국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녹색당도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7일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성혜 원불교 교무는 “원불교는 영광에서 탈핵순례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순례를 200번 했다. 원불교는 끝까지 한다. 촛불이 꺼지지 않고 사드 배치가 철회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원불교는 28일 오전 성주군 초전면 성주성지에서 ‘사드배치 반대’ 출가교역자 총회를 연다.

a_dsc7546성주읍에 사는 석명수 씨는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른이 아니다. 한결같이 사드 반대 촛불을 드는 여러분들이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어르신들 감사합니다. 저는 비록 힘은 없지만,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어르신들과 꼭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다시 연 지 이틀째 자유발언에 나선 군민들이 노래를 불렀다. 촛불집회 중 비가 내렸지만 평화를사랑하는예술단, 예그린 공연이 저녁 9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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