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성주서 무료진료소 열어···”성주·김천 아픔 함께 나눈다”

18:40

“오늘 몸 건강하게 해서 더 열심히 사드 반대 할 겁니다” (도경임, 초전면, 78)

11일, 성주 원불교 삼동연수원(성주읍)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가 열렸다. 성주·김천 주민 200여 명이 모여 진료를 받았다.

오전 9시부터 원불교 교인들과 젊은 주민들이 분주하게 진료 준비를 하자, 기도·강의 등에 쓰이던 연수원 건물이 순식간에 소독약 냄새나는 병원으로 바뀌었다.

이날 열린 무료진료 행사 ‘성주·김천 주민을 위한 원광대학병원 의료봉사’는 원불교성지수호비상대책위와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가 주최했다.

재활의학과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도경임 씨는 “하루도 안 빼먹고 사드 집회 갔다”고 한다. 사실 며칠 빠진 적은 있는데,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말이라고 귀띔했다. 도 씨는 “우리는 낮에는 1인시위하고 저녁에는 집회 가는 게 일입니다. 아픈 어깨, 다리에 침도 맞고 앞으로 더 열심히 나갈랍니다”고 말했다.

이혜경 성주투쟁위 여성위원장도 팔을 걷어붙이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 씨는 진료소 들머리에서 접수 안내를 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씨 외에도 성주·김천에서 자원봉사 20여 명이 함께 나섰다.

이혜경 여성위원장은 “성주에서는 다양한 진료를 받을 수가 없다. 유방암이나 갑상선 검진받으려면 대구까지 가서 기다려야 하는데, 여러 과에서 오셔서 진료 받기도 좋았다”라며 “원불교에서 힘을 써서 진료도 제대로 받고 설명도 아주 잘 해주셔서 우리가 힘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성주는 원불교 2대 성자 정산종사가 태어나서 구도한 성지다. 그 성지에 사드가 배치될 우려가 있다. 원불교는 성주 성지 중심으로 성주, 김천 교당에서도 반대 활동에 힘쓰는 중”이라며 “원불교도 성주 김천 주민과 함께하고 있다. 오늘 의료봉사에 힘써 준 원광대도 감사하다. 그분들의 아픔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두영 원광대학교병원장도 “사드 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 기회에 마음 전달을 하려고 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힘을 전해드리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 주민과 김천 주민들은 각각 214일, 175일째 사드 반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