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비공개한 ‘직원동호회 지원 계획’, 사업소는 공개···“시상금 안 되고, 심판비 7만 원”

이우덕 정보공개심의회 위원장, “내부검토, 공정한 수행 지장”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2023년 계획 문서 사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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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공무원 골프대회에 지원된 직원동호회 예산 집행 적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비공개 조치에 대한 이의신청도 기각했다. <뉴스민>은 지난 2월 대구시가 생산한 ‘2023년 직원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에 대해 정보공개청구했지만, ‘내부검토’, ‘공정한 업무 저해’ 등을 명분으로 비공개하고 있다. 대구시와 달리 산하기관인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같은 제목의 문서를 공개하고 있는데, 대구시의 이전 연도 계획 문서와 유사성이 매우 높다. (관련기사=대구시 골프대회 지원 1,300만 원···집행기준 위반 논란(‘23.5.9))

대구시 정보공개심의회(위원장 이우덕)는 지난 17일부터 19일 사이 서면 회의를 통해 뉴스민이 제기한 정보 비공개 결정 이의신청을 심의했다. 심의회가 공개한 이우덕 위원장의 심의의결서를 보면 심의회는 해당 문서가 ▲당해 활동이 종료되기까지 지속 업무 추진되어야 하므로 ‘내부검토’ 중인 문서이고 ▲공개할 경우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당초 대구시가 비공개하면서 내세운 이유를 그대로 받은 내용이다.

뉴스민은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대구시가 2018년, 2022년 작성된 같은 제목의 문서를 사전 공개 자료로 공개했고, 다른 지자체도 같은 문건을 공개하고 있어 비공개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자료를 첨부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시와 이 변호사를 비롯해 김혜경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민용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성진 대구가톨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장승혜 변호사 등 민간위원 5명이 포함된 정보공개심의회는 ‘내부검토’, ‘공정한 수행 차질’ 등을 이유로 비공개한 정보지만,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같은 제목의 문서를 버젓이 사전공개 자료로 공개한 상태다.

이미 공개되어 있는 대구시와 대구상수도사업본부의 2022년 계획 문서를 비교해 보면 두 문건은 동호회 현황과 지원 규모 등에서 차이를 보일 뿐 ▲지원의 기본방향 ▲지원 기준 ▲집행 기준 ▲정산 기준 등이 같다. 대구시가 그해 5월 13일 계획 문서를 생산하고, 본부가 7월 1일 생산한 것에 미뤄 대구시 계획 문서를 기준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대구시(위)와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를 보면 주요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

2023년 문서도 대구시는 2월 8일 생산했고, 상수도사업본부는 2월 20일에 마련했다. 올해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에 따르면 동호회 지원금은 시상금 등의 명목으로 지원할 수 없다. 심판비 역시 1인당 최대 7만 원까지 지급 가능하다. 대구시가 시상금 명목으로 700만 원, 1인당 100만 원꼴 심판비를 쓰면서 개최한 골프대회는 상수도본부에선 불가능한 사업인 셈이다.

진수일 상수도사업본부 경영관리부장은 동호회 지원 계획 마련 기준, 지원금 집행 제외 대상 구분 기준 등을 묻는 물음에 “지방공무원법 77조, 후생복지제도에 관한 조례, 체육진흥법, 문화예술진흥법 등에 근거해서 마련하고 있다”며 “시상금 등을 집행 대상에서 제외하는 건 상수도특별회계에 따라 자체 실정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장은 계획 문서에 ‘상수도특별회계’에 대한 언급은 없고, 민간단체 보조금 집행기준이 여러차례 언급되는 점이나 2022년 계획 문서가 대구시 문서와 동일하다는 물음에 대해선 “보조금 집행기준을 참고용으로 해서 자체 실정에 맞췄다”며 “대구시와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