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산업, 일부 공장 폐업 이유로 노조원에게 해고통보

노조, "폐업하더라도 고용승계 노력해야...노조 깨기 위한 것"

18:17

대구의 한 제조업체가 일부 공장 폐업을 이유로 전 직원에게 사직을 권유하고, 사직을 거부하고 고용승계를 요구한 노조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가 다른 공장을 운영 중이라 고용승계가 가능함에도,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태경산업㈜은 자동차나 농기계에 쓰이는 고무호스 제조업체다. 폐업을 예고한 1공장은 자동차부품을 주로 다루며, 정규직과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해 약 1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1공장 외에도 태경산업은 2개의 공장을 더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3억1천8백만 원, 2014년 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회사는 “회사 사정상 더는 이 사업을 못 하겠다고 판단했다. 일거리가 없으니 구조조정 하는 것”이라며 7월 말 폐업을 예고했다. 또, 노동자에게 사직을 권고 했다. 100여 명 가운데 노조원 3명을 제외한 이들은 사직서를 썼고, 노조원 3명은 29일 해고 예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노조는 “일방적으로 아이템을 반납한 책임은 회사에 있으니까 1공장 노동자들을 2공장으로 고용승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공장은 문을 닫겠지만, 태경산업 자체가 문을 닫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 ‘기독교 믿으라’ 강요한 사장, 노조 생기자 “폐업하겠다”)

김용철 성서공단노조 상담소장은 “지난해에도 노조가 생기니까 매각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폐업하더라도 기존 노동자들 고용승계 노력은 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건 노조를 깨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며 “원청이 단가 인상을 요청했다면 같은 종류 하청업체가 다 어려운 상황이어야 할 텐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노조(성서공단노조 태경산업현장위원회)가 결성될 때부터 폐업 이야기를 꺼내왔기 때문에 노조는 회사가 노조탄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노조는 29일 오후부터 공장 앞에서 ‘노조 탄압 중단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태경산업
▲지난해 1월,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 태경산업 앞에서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