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째 타오른 성주촛불, “군민-투쟁위 소통 안된다” 자유토론도

일본 다녀온 성주 군민들 방문 보고도

14:36

12일, 사드 반대 촛불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연대와 함께 31일째 타올랐다. 여러 지역에서 응원을 위해 참석한 이들은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집회를 풍성하게 채웠다. 이날 집회에는 군민 약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주집회에 직접 찾지 못하는 이들은 포도즙·음료·건빵 등 물품을 지원했고, 다른 지역에서 촛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투쟁위에 따르면 최근 대구, 고령, 김천, 상주, 의성, 영주에서 사드배치 관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이날 집회 중 한 군민이 집회 종료 후 자유토론을 제안했고 투쟁위도 이 자리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자유토론은 국방부·투쟁위의 면담이 성사됐지만, 투쟁위와 군민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에 마련됐다. 면담에는 군민 50여 명이 참석해 투쟁위와 자정까지 자유 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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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이긴다”
“일본에도 평화의 희망 될 수 있다”

사회를 맡은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은 촛불집회 시작하며 “항간에 너무 많은 말이 돌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다. 투쟁을 무너뜨리려는 분열 세력이 전보다 더 집요하고 조직적”이라며 “휘둘리는 분들이 많은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결해서 이겨내야 한다. 흩어지지 않으면 이 싸움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옥 경북북부한살림소비자협동조합 이사장은 “상주에서도 어제 집회를 했다. 다른 많은 사람을 대신해서 성주 군민이 나서서 촛불을 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죄송스럽고 감사하다”라며 “지치지 말고 외로워 말아달라. 비록 이 자리에 참석 못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 끝까지 가면 성주는 평화의 상징이 되고 성지가 될 것”이라고 북돋웠다.

이날 무대 앞쪽에는 설치미술가 표구철 씨의 작품도 전시됐다. 물 밖의 물고기가 외롭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다 연대로 꿈을 전한다는 의미다. 표 씨는 작품 의도를 설명하며 군민을 응원했다.

노태맹 성주효요양병원 원장은 지난 7일 일본 엑스밴드 레이더가 있는 마을 교탄고 시 우카와 지구를 방문한 경험을 공유했다. 노 원장은 “교탄고 시(교가미사키)에는 사드 반대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 10명 정도 된다. 그들은 우리 성주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실패해서 레이더가 들어왔지만, 성주가 이렇게 싸우는 것 보고 놀랍다고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가 일본 사람들에게도 평화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성주를 넘어 한반도, 동아시아 평화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리카TV 진행자 망치부인
▲아프리카TV 진행자 망치부인

유명 아프리카TV 진행자, 팟캐스트 진행자 등도 성주를 찾았다.  아프리카TV BJ 이경선(망치부인) 씨는 국정원 직원을 협박, 모욕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는데, 이날 2심에서 승소하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 씨는 사드 관련 백악관 청원 서명을 적극적으로 독려해 꽃다발을 받았다. 남태우 팟캐스트 ‘신넘버쓰리’ 진행자도 성주를 찾아 청와대 방향으로 절을 두 번 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해 웃음을 끌어냈다.

이 씨는 “2013년 국정원 고소하겠다고 했을 때 다들 비웃었다. 일개 주부라고. 하지만 싸움에서 안 지는 방법은 싸움을 끝내지 않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도 철회할 수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다. 분열시키고 힘 빼려고도 한다. 이곳 광장에서도 나가라고 할 것이다. 믿음대로 될 것이다. 사드 배치 철회한다는 믿음이 더 크기 때문에 반드시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시민 도완영 씨는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도 씨는 “야 3당이 빠른 대응을 위해 성주에서 거주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미 대선기간에 미국 여론을 움직이는 언론 플레이를 해야 한다.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해보는 건 어떤가”라며 “새누리당 탈당서 모은 것은 당장 내일이라도 제출해야 한다. 또한, 매주 한 번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 격려할 수 있는 군민 간담회도 필요하다. 투쟁위와 소통을 위해 투쟁위도 간담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본을 방문했던 함철호 씨, 김동희 천도교 한울연대 공동대표, 제주도에서 강정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김영태 씨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끝으로 언론 브리핑을 맡은 배윤호 씨는 “국방부와 17일 간담회를 한다는데 투쟁위만 참석하는 게 아니고 군민들이 있는 자리에서 해야 한다. 국방부 장관 우리한테 와서 사과해야 한다. 사과하고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라며 “군의회에 마련된 투쟁위 사무실을 외부로 이전한다는 뉴스를 봤다. 의회 기능이 정지됐다는 이유다. 하지만 성주 군민의 삶도 정지돼 있다. 이곳은 사람만 안 죽어 나가지 국가폭력으로 인한 전쟁터에 다름없다. 지금은 사드 배치 반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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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투쟁위 자유 토론 이어져
“투쟁위 의사 결정 불투명···위원 누군지도 몰라”

오후 10시 집회가 끝나자 일부 군민은 이경선 씨(망치부인)의 방송을 보러 모이기도 했고, 한쪽에는 군민 50여 명이 자유토론을 위해 모여들었다. 백철현·정영길 투쟁위원장과 몇몇 실무 위원이 자유토론에 참석했다.

최근 투쟁위와 국방부의 면담이 성사되는 것에 대해 투쟁위와 군민 간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군민 여론이 퍼지며 자유토론이 열리게 됐다.

이날 한 군민은 “국방부 면담 소식을 투쟁위로부터 듣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서 건너 들었다. 투쟁위와 군민 간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러 군민들은 ▲인쇄물 등으로 투쟁위 소식을 상세히 전할 것 ▲투쟁위 구조와 투쟁위원 신원 불투명 지적 ▲투쟁위원회 명칭을 ‘한반도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로 공식화 제안 ▲15일 행사 이후 군민·투쟁위 간담회 개최 제안 등 여러 지적과 제안이 제기됐다. 이날 군민들의 지적과 제안은 투쟁위 홍보분과가 수렴해 회의에서 제안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