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단층 아니라던 원자력계, 이번 지진으로 월성·고리원전 부지 부적절 확인”

[인터뷰]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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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09:43 | 최종 업데이트 2016-09-14 10:50

지난 12일 저녁, 관측 이후 최대 규모(5.8)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지가 경북 경주 시가지나 한반도에서 가장 노후한 원전과도 인접한 곳이어서 대구⋅경북 시민들은 ‘혹시나’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2일 저녁 8시 20분께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확인 작업을 하고 있고, 원전은 이상 없이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날 자정께 ‘지진 행동 매뉴얼’에 따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한 후 안전 점검을 시작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13일 오후 3시께, “아직 점검 진행 중이고, 점검 끝나면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보통 점검만 4일 이상 걸린다”고 설명했다.

<뉴스민>은 지진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김익중 교수(동국대)와 13일 저녁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지난 8월까지 원자력안전위원으로도 활동한 김 교수는 이날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과 함께 월성 원전, 고리 원전을 둘러봤다.

김 교수는 “원자력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원전주변이 활동단층이 아니다. 활동성 단층이 아니라서 안전하다고 했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활동을 보여줬다. IAEA도 그렇게 권장하고, 우리 법에도 활동성 단층 옆에는 원전이 있으면 안된다. 이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월성 원전의 재가동을 결정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현재 ‘공백상태’라는 점을 우려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이 위원회를 구성하지만 현재 김 교수를 포함한 김광암(변호사), 최재붕(성균관대 교수), 나성호(원자력안전기술원 안전학교 대우교수), 김혜정(환경운동연합) 위원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상태다. 위원 중 5명이 궐석인 상태로 회의 개의, 안건 의결 등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

김 교수는 “원안위의 공백상태라고 봐야 한다. 보통의 경우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전임자들이 활동해서 공백이 없도록 하는데, 원안위는 법에 그렇게 안 되어 있다고 한다”며 “이런 공백은 법이 안 바뀌는 한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아래 김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김익중 교수 [사진=오마이뉴스 이희훈 기자]
▲김익중 교수 [사진=오마이뉴스 이희훈 기자]
= 경주에 살고 있는데
A. 좀 무섭더라 어제는. 5.1 지진이 먼저 왔잖아요. 그때는 무섭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지진이 이 정도로 세구나, 책상 위에 있는 거 넘어지고 하는 걸 봤는데, 4, 50분 뒤에 5.8이 왔잖아요. 그땐 무섭더라. 건물이 흔들린다는 생각이 들고, 어지럽더라. 두 번째 지진 이후에는 바지만 입고 뛰어내려왔어요.

=첫 번째 지진 때도 그랬겠지만, 두 번째 지진 때는 바로 월성이나 고리를 생각했겠다.
A. 당연하죠. 본부장이나 이런 사람들 이야기해 보니까 그 사람들은 첫 지진 나고 바로 출근을 했더라. 두 번째 지진은 자동차 안에서 경험 한거죠. 어제 비상이 걸려서, A급 비상이 걸리는 게 0.1g가 넘으면 A급 비상이더라구요. A급 비상이면 전 직원이 출근해야 합니다. 전 직원이 출근해서 밤을 새워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한거죠.

= 월성 원전, 고리 원전 다 둘러 보셨는데, 둘러보니 어떤가?
A. 일단 원전 두 개 다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요, 오늘 나온 이야기들이 여태까지 양산 단층, 원전 주변이 단층이 많은 지역이잖아요. 지진 위험 때문에 시민사회가 문제를 제기하면 원자력계는 활성단층이 아니라고 했다. 활동성 단층이라고 해서 자기들만이 갖고 있는 기준이 있더라. 활동성 단층이 아니므로 문제 없다고 여태까지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활동을 보여줬잖아요. 이제 활동성 단층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이 문제가 핵심이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도 그렇게 권장하고, 우리 법에도 활동성 단층 옆에는 원전이 있으면 안 되거든요. 부지위치기준이라는 기준에 따르면 그렇게 돼 있다. 부지가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잖아요.

= 현재 원전도 그렇고, 앞으로 짓는 것도 그렇고. 전부 그렇다는⋯?
A. 그렇죠. 민주당 의원하고 문재인 전 대표 이런 분들은 지금 있는 것도 문제인데 더 지으면 안 된다, 노후 원전은 특히 세워놓고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리에 가서는 고리 1호기는 적어도 세워놓고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야길 하더라. 신규 원전은 안 된다. 원전 이제 줄여야 한다. 그런 이야길 많이 했다. 민주당 쪽 입장이 그렇고, 문재인 전 대표는 확신하고 있어요. 본인 소신이 확실히 있는 분이라서. 지진이 났는데도 고장이나 사고 나지 않도록 밤새 근무한 한수원 직원들 치하를 먼저 하고(웃음) 눈이 퀭하고 피곤한 게 보여요. 밤을 새워서 안전성 확인하고 그런건 고맙다고 이야기하면서...여태까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지진 안전지대라고 운전했는데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고, 후쿠시마 대지진 난 다음부터는 지진 횟수가 늘고 있다.

강도도 강해지고 있고, 지금 우리나라 원전이 진도 6.5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데 5.8까지 접근해 있으니까. 6.5도 날 수 있지 않으냐. 이 문제 관해서는 한수원이 답을 내놔야 한다. 앞으로도 안 날 것이라고 이야기 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대비, 대책이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났을 때 주민에 대한 대책이 너무 없다. 주변 주민들한테 한수원이 문자를 보냈는데 내용이나 시점이 적절치 않았다. 주민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상황이 바뀌면 바뀐 걸 설명하고, 구체적인 행동 지침도 줘야 한다.

어제 국민안전처에서 보낸 문자를 보면 구체적인 내용 없이 조심하라는 말만 있으니까 집에 있어야 하는지 나와야 하는지, 책상 밑에 들어가야 하는지 행동지침이 전혀 없지 않나. 이런 이야길 많이 하더라. 민주당은 원전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게 확실한 것 같다. 특히, 노후원전은 정지해야 한다는 이야기, 신규 원전은 더 짓지 마라. 전기가 남는 거 아니냐. 예를 들어 월성 1, 2, 3, 4호기 한꺼번에 4개 다 닫았는데 전력수급에 문제없냐. 전기 남는 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도 이번에 나왔다.

▲13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익중 교수 등은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방문해 한수원 측으로부터 지진 대응 관련 설명을 들었다. (사진=정민규 오마이뉴스 기자)
▲13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김익중 교수 등은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방문해 한수원 측으로부터 지진 대응 관련 설명을 들었다. (사진=정민규 오마이뉴스 기자)

= 월성 원전은 지진 때문에 멈춘 적이 있었나
A. 없었다

= 매뉴얼에 따라 정지하고 안전정밀진단을 하고, 원안위 승인을 받아야 재운전할 수 있다고 하던데
A. 진도 5.8이 어제 났잖아요. 그게 월성원전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5.4가 왔답니다. 진앙에서는 5.8이지만, 월성에는 5.4로 도착했데요. 첫 번째 지진 때는 원전을 멈출 기준이 아니랍니다. 5.8이 나니까 원전을 세우고 점검해야 할 내부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을 넘어선 지진이 온 거죠. 그 기준에 따라서 원전을 세웠다는 거죠. 의원들이 이렇게 물었다. 월성에 원전이 6개 있는데 왜 4개만 세웠냐. 신월성 1, 2호기는 왜 안 세웠냐 했더니, 신월성은 지반이 튼튼하데요. 그쪽 지진계는 약하게 나왔답니다. 그래서 원전을 세워야 하는 기준을 넘지 않았는데, 월성 1호기는 기준을 넘었고, 2, 3, 4호기는 좀 더 안전하게 하려고 세웠고 답변했다.

= 7월 지진 때보다 기준수치가 10배가량 되는 수치인 것 같은데
A. 이번에 처음으로 (기준을)넘긴거예요. 0.1g를 넘기면 세우는데, 그걸 안 넘겼다. 원전을 세우는 기준이 0.1이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월성 1호기는 0.1을 넘겼답니다

= 0.1g이라는 기준이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을까
A. 그런 것 같다. 지반가속도라는건데, 1g가 지구의 인력이다. 그래비티라고 하는 중력이다. 1중력. 그 1/10 중력을 받으면 0.1g가 되는 거고, 0.2g가 되면 진도가 7이 된답니다. 정확하진 않는데, 어쨌든 그 정도 된답니다. 우리나라 원전이 0.2g까지는 견딜 수 있는데 0.2g의 절반이 오면 안전을 위해서 자동 정지는 아니지만, 수동으로 정지하고 검사를 한다. 이렇게 한수원 자체적으로 가진 매뉴얼이 있데요. 그 매뉴얼 기준을 이번에 처음 넘은 거죠. 그래서 1, 2, 3, 4호기를 세우고 안전성 검사를 한다는 거죠.

= 안전정밀이 끝나면 원안위에서 승인해야 한다고 하던데, 지금 원안위 구성이 온전한 상태가 아니지 않은가?
A. 그렇죠. 위원 9명 중에서 5명이 궐석인 상황이죠. 4명만 있는 상황이어서, 원안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사무처는 그대로 있으니까. 사무처에서 준비하고 원안위 밑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있잖아요. 기술원 전문가들이 각 원전에 들어가서 안전성 검토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인가봐요. 기술원이 확인해서 보고서를 내서 괜찮다고 하면 사무처가 받아서 위원회에 붙여야죠.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재가동이 되겠죠.

= 위원회가 의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결정을 할 수 없잖아요. 그럼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네요.
A. 국회에서 3명이 올라와서 1명 빼고 두 명이 통과됐잖아요. 정부 추천은 결정돼 있을 것이고, 그래서 여당 추천 1명만 못 들어온 상황이기 때문에 재가동 급히 해야겠다고 하면 1명 빼고 여덟 명으로 구성할 겁니다. 대통령이 임명장만 주면 되는데, 아마 여태 기다리는 걸로 봐선 여당위원까지 한꺼번에 하려는거 아닌가 짐작이 되는데, 국회 통보하고 난 다음에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줘야 합니다. 그걸 아직 안 한 거죠. 지금 현재로는 의결할 수 없는거죠. 원안위의 공백상태라고 봐야 해요.

보통은 후임 결정될 때까지 전임자들이 위원 활동을 해서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원안위 구성에 관한 법에 그렇게 안 되어 있답니다. 법적으로 임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소멸되는 걸로 되어 있어서, 공백은 법이 안 바뀌는 한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죠. 저도 오늘 확인을 했거든요.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없으니 위원으로서 (원전에)들어가서 설명을 듣고 싶다 그랬더니, 당신은 임기가 끝났기 때문에 위원이 아니라고 답을 받았거든요. 원안위원 자격으로는 안 되는 거고, 민주당 의원들이 가는데 동행하는 형식으로 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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