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차 성주촛불 “사드 대신 남북대화…막말 군수 자진 사퇴”

19일 오전 여성단체 성주에서 김항곤 군수 규탄 기자회견
군민 1천여 명, 김항곤 군수 집단 고소장 이번주 내 제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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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 7시 30분 성주문화원 앞에서 성주군민 7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드 배치 철회 68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군민들은 “사드 대신 남북대화,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구호와 함께 막말 파문을 일으킨 김항곤 성주군수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오전에는 전국의 여성단체가 성주군청 앞에서 김항곤 군수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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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숙 원불교환경연대 교육부장
▲조은숙 원불교환경연대 교육부장

이날 성주를 방문한 조은숙 원불교환경연대 교육부장은 “영광에서 탈핵운동을 하면서 원불교에 입교하게 됐다. 그런데 원불교의 성지인 성주 사드 배치가 결정되면서 사드 반대 운동에도 동참하게 됐다”며 “주말과 추석 연휴에도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했다. 가장 절박하고 진실한 사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원불교는 탈핵이고 평화다. 이 땅 어느 곳에도 사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백창욱 대구 새민족교회 목사도 촛불집회를 방문해 발언에 나섰다.

백창욱 목사는 “얼마 전 중국에서 열린 G20회의에서 박근혜 씨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밤잠을 자지 못하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저는 박근혜 씨가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을 우리에게 쏠 일이 없다. 핵을 쏘는 즉시 한반도 전체가 공멸하기 때문에 단연코 쏘지 못합니다. 사드가 핵을 요격한다고 하는데, 40km 상공에서 핵무기를 맞춘다고 하면 방사능 낙진이 한반도에 떨어진다. 기본적인 상식인데 왜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창욱 목사
▲백창욱 목사

백 목사는 “5천만 국민의 안위를 보호한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을 보호하나. 경주 월성 핵발전소 주변에 사는 주민을 생각하는가. 송전탑 때문에 고통받는 밀양, 청도 할매들 생각하나. 하나도 생각 안 하면서 말로만 국민 안위를 생각한다고 한다”며 “우리의 촛불은 너무도 정당한 진실을 밝히는 촛불이다. 성주군민 여러분은 정말 대단하다. 이 힘이 대한민국을, 안보장사 귀신놈들, 악한 권력자를 각성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사드 배치 철회 투쟁 과정을 담은 영상을 함께 봤다. 백악관 10만 청원운동, 서울역 집회, 815 단체 삭발, 8월 27일 인간띠 잇기 등 자발적으로 여러 운동을 만들어 간 성주군민의 힘을 기억하자며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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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읍 금산리에 사는 민영희 씨는 “직장이 왜관이라 10년 가까이 성주에 살면서도 동네주민과 교류도 별로 없었고, 성주에 대한 애향심도 없었다. 그런데 촛불집회에 나오면서 성주가 자랑스러워졌고, 애향심이 생겨났다”며 “사드가 어찌 한반도 안녕을 위한 것인가, 박근혜만 모르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를 애국심 없는 사람 취급하는데, 소수의 이권 대신 다수의 기본권을 지키는 우리가 진짜 애국시민이다”고 말했다.

김충환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드 배치 제3부지를 꺼내고 군민 편에 서지 않는 이완영 국회의원, 김항곤 성주군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충환 공동위원장은 “국회의원은 임기가 4년, 대통령 임기가 5년, 군수는 4년이다. 그러나 군민 임기는 무제한이다. 군민인 우리 임기가 제일 길다”며 “김항곤 군수는 군민을 향해 ‘것들’이라고 하면서 제일 심한 욕을 했다. 우리도 욕을 해주자. 야, 이 군수 같은 인간들, 이완영 같은 인간들, 군민이 뽑았는데 저 살라고 온갖 짓을 다 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 지금까지 군수입네, 국회의원입네 앉아 있었다. 이제는 속지 말자”고 말했다.

이어 김충환 위원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쏘면 막을 수가 없다. 쏘는 순간 전쟁이다. 그러면 국방부에서 아무것도 못 한다. 전시작전권이 미국에 있다. 북한이 지금까지 실험했는데, 전부 태평양으로 쐈지, 우리한테 쏜 적이 없다. 경제 제재를 풀어주고 북한이 핵 개발 못 하도록 해야 하는데 전쟁을 일으켜야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는 미국은 그러지 않는다”며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성주군민들 존경합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저녁 9시 10분께 율동과 함께 노래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쳤다. 성주군민 1천여 명은 이번 주 내로 김항곤 군수를 모욕죄, 명예훼손죄로 집단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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