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리안정실 ‘감금’ 대구희망원 전 총괄원장 신부 징역 1년6월 구형

대구희망원 전직 간부, 징역 6개월~1년 6개월 구형
김 신부, "원만한 삶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 전 성요한의집 원장, "제가 부족했던 것 같다"

18:19

검찰이 대구시립희망원 심리안정실 운영에 대해 감금 혐의로 기소된 전 총괄원장 신부와 전 성요한의집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 총괄원장 신부는 심리안정실 운영이 감금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을 계속해서 항변했다.

12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제3형사단독(부장판사 염경호)는 감금 혐의로 기소된 대구시립희망원 김 모(63) 전 총괄원장 신부, 박 모(58) 전 성요한의집 원장, 사무국장 3명, 팀장 2명에 대한 마지막 공판을 열었다.

검찰(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 이근정 검사)은 김 전 총괄원장 신부, 박 전 성요한의집 원장, 이 모 전 성요한의집 사무국장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또, 전 글라라의집 사무국장 징역 1년, 전 라파엘의집 사무국장 징역 6개월, 전 복지행정팀장, 시설관리팀장에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대구희망원 성요한의집 심리안정실[뉴스민 자료사진]

김 전 총괄원장 신부는 피고인 심문과 최후변론에서 심리안정실 운영은 감금 목적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규칙 위반을 이유로 생활인을 감금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사실도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최후변론에서 “많은 생활인이 심리안정실로 인해 자유가 구속되고 인권이 침해된 점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생활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를 박탈할 의도는 아니었고, 전체 원내 원만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 측 변호인도 “일일이 결제하거나 지시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적절한 법리적 판단을 해달라”며 “실제 감금 정도는 미약했고, 지금은 완전히 (심리안정실을) 폐지한 사실을 감안해달라”고 재판부에 청했다.

재판부는 박 전 성요한의 집 원장에게 2005년 국가인권위 감사 후 보호실(현 심리안정실) 운영이 감금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도 시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심문을 이어갔다. 박 전 원장은 “당시에 보호실 운영 폐지 방법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았다”면서도 결국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 부분은 제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전 원장은 최후변론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생활인들 모두에게 정말 죄송하고 깊이 반성한다. 심리안정실 운영이 중대한 범죄라는 걸 알지 못해 지금 와서 후회하고 있다”며 “정말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고 회개하면서 살겠다. 선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검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심리안정실 운영 대장에) 직접 결제하지 않은 부분은 형량에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김 전 총괄원장 신부는 음주, 이성 교제 등 내부 규칙을 위반한 생활인 92명을 111회에 걸쳐 모두 885일 동안 심리안정실에 강제로 격리해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원장도 지난해 6월까지 생활인 206명을 292회에 걸쳐 모두 2,210일 동안 심리안정실에 강제로 격리해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고는 오는 7월 7일 오후 1시 50분 대구지방법원 신별관 302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