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장, 내달 16일 청소위탁업체에 임금 1억 떼인 노동자들 만나기로

민주노총, 시장실에서 면담 요구하며 1시간 동안 농성 벌여

18:59

경산시(시장 최영조) 청소환경 노동자들이 임금착복 문제를 일으킨 위탁업체 퇴출을 요구하며 경산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1시간가량 시장실에서 농성을 벌인 끝에 추석이 지난 10월 16일 시장을 만나기로 했다.

경산시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위탁업체 5곳 중 하나인 (주)웰빙환경은 임금 가운데 1억2천여 만 원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아 경산시 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올해 초부터 청소환경 노동자들은 해당 업체의 임금 착복 문제를 제기했고, 경산시도 올해 5월 1억여 원의 임금 미지급분이 있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경산시는 위탁계약에서 정한 인건비 총액을 지급하고 있을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책임을 회피해왔다.

현재까지도 1억7백만 원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라 노동자들은 지난 5일 업체를 사기죄로 고발했다. 13일에는 노조와 시민단체가 함께 김호진 경산시 부시장과 면담을 갖고 업체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27일 오후 4시 공공운수노조 경산환경지회와 민주노총 경산지부 소속 조합원 70여 명은 경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연 후 최영조 시장과 면담 약속을 받을 때까지 시장실을 떠나지 않겠다며 1시간 가량 농성을 벌였다.

▲노조 관계자들과 경산시 관계자들이 시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태용 경산환경지회장은 “수년 동안 임금 착복 문제를 이야기했다. 자원순환과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임금 문제이기도 하지만, 행정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님을 만나러 온 것”이라며 “약속을 잡아달라는 공문을 보냈는데도 이뤄지지 않아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조 시장은 자리에 없었고, 김호진 부시장, 김해경 자원순환과장, 이상성 비서실장과 현태용 지회장, 김헌주 민주노총 경산지부장,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 등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영 경북본부장은 “지금 당장 만나달라는 게 아니다.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음에도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받았다. 담당 과장부터 몇 차례 절차를 밟아 문제 해결을 요구했는데도 되지 않아서 시장님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님이 바쁜 것도 아니까, 면담 가능한 날짜를 달라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김호진 부시장은 “고발 전에도 경산시는 업체에 근로자 입장에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법적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결정이 날 때까지 행정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며 “추석 이후 일정을 비워 면담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10월 16일 오후 2시에 최영조 시장과 면담 일정을 약속받고, 오후 5시 30분께 농성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현태용(왼쪽) 공공운수노조 경산환경지회장이 시장 면담을 약속받고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산시는 5개 업체(경산환경, 성암환경, 웰빙환경, 대일환경, 고일환경)에 생활폐기물·재활용품 수거·운반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웰빙환경에는 2004년부터 위탁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