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부터 일하는 대구 남구청 환경미화원, ‘야근수당’ 없다?

새벽부터 일 시작하는 환경미화원, 근로계약은 오전 6시
노조, "근로계약대로 주간 근무하면 쓰레기 다 못 치워"
남구청, "근무 시간 충분...수당 책정 재정적으로 어려워"

0
2018-10-11 16:09 | 최종 업데이트 2018-10-11 16:12

대구 남구청 생활폐기물·재활용을 수거하는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새벽 2~3시부터 일하면서도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위탁업체와 근로계약서에는 주간 근무만 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남구청 앞에서 환경미화원 야간수당 책정을 요구하는 지역연대노동조합

11일 오전 10시 지역연대노동조합 남구청지회는 대구 남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청 청소 용역 환경미화원에게도 야간수당을 책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남구청 생활 폐기물, 재활용품 수집 운반 업무는 용역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맡는다. 용역업체와 환경미화원이 맺은 근로계약서상 근무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그러나 환경미화원들은 새벽 2시 또는 새벽 3시에 일을 시작한다. 차가 많이 다니는 오전 6시부터 일을 시작하면 시간 안에 쓰레기 수거가 어렵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특히, 공휴일에는 쓰레기 매립장이 오전 11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그 전에 일을 마쳐야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근무 임금은 주간보다 1.5배다. 새벽 2시부터 일했다면 오전 6시까지 4시간은 야간근무를 한 셈이다.

김우일 노조 남구청지회장은 “이번 주부터 오전 6시부터 일을 시작했더니 쓰레기를 다 싣지 못해서 쓰레기가 골목골목 남는다. 쓰레기가 남으니까 결국 구청 무기계약직 환경미화원이 다 치우고 있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다. 구청도 야간에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아는 거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오전 6시부터 시작하는 주간 근무 비중을 올해 38%에서 내년 50%로 늘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주간 근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 등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대천 지역연대노동조합 위원장은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처리 시설이 오전 11시에 문을 닫는다. 새벽부터 일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차에 계속 싣고 다녀야 한다”며 “주간 근무를 하려면 현재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인원을 늘리거나 야간수당을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청은 내년 초 용역 업체 재선정을 앞두고 원가 산정 중이다. 노조는 원가 산정 시 야간수당 포함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임병헌 당시 남구청장과 면담에서 “차기 원가 산성 시 야간수당 반영 여부 및 정도를 고려하겠다”고 확답받은 바 있다.

하지만 남구청은 재정 여건상 야간수당 책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녹색환경과 청소행정팀 관계자는 “현재 내년도 예산을 짜는 시점이라 노조와 계속 대화를 통해서 조율해나가야 한다”면서도 “내년도 상여금도 100%로 올렸고, 기본임금도 올랐다. 다른 재정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야간수당 책정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다 할 수 있다고 본다. 부지런한 사람은 또 다르고,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다”며 “월요일은 쓰레기 물량이 많아서 시간이 더 들 수도 있는데, 6시부터 빨리하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tele
Print Friendly, PDF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