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연장·주휴수당도 없어”…대구경북 KT 협력업체 노동자 파업

연차, 주휴 수당도 없어...일부 업체는 근로계약서도 안 써
노조, "시중노임단가 적용, 수당 지급, 노조 활동 인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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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18:19 | 최종 업데이트 2018-10-22 18:23

1981년부터 KT 광케이블, 통신케이블을 설치하는 협력업체 통신노동자로 일해 온 신재탁(63) 씨는 IMF 시절 하루 임금을 똑똑히 기억했다. 1998년 당시 하루 13만 원이던 임금은 올해 초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14만 원이었다.

올해 3월 KT 협력업체 대구·경북 노동자들은 공공운수노조 KT상근직대구경북지회를 결성했다. 대구경북지역 협력업체 15개 중 13개 업체에서 14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신재탁 씨는 “임금을 올려 달라고 해도 콧방귀도 안 뀐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는데, 조금 올라서 하루 16만 원을 준다”며 “30년 동안 일해도 연장수당이나 주휴수당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연장수당, 주휴수당도 받지 못했다. 신 씨는 지금까지 근로계약서를 쓴 적도 없다. 노조가 생기고 나서 근로계약서를 쓰기 위해 업체와 교섭 중이지만, 업체는 하루 184,000원, 노조는 시중노임단가 기준을 요구하며 교섭이 결렬됐다. 2018년 하반기 기준 시중노임단가(대한건설협회)는 통신외선공 281,811원, 통신케이블공 314,268원, 광케이블설치사 329,592원이다.

▲22일부터 파업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KT상근직대경지회가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가 전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 의뢰해 지난 7월부터 한 달 동안 전국 KT 협력업체 노동자 211명을 대상으로 한 ‘KT 용역업체 통신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1.9%가 근로계약서를 작정하지 않았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또,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1.37시간, 월 평균 임금은 155여 만 원이었다.

신재탁 씨는 “전주도 우리가 삽으로 파서 인력으로 꼽는다. 맨홀 뚜껑을 열고 들어가서 설치하려면 오물에 마스크도 없이 장화만 신고 들어간다”며 “처음 일하던 81년이나 지금이나 (노동 환경이) 똑같다”고 지적했다.

▲22일부터 파업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KT상근직대경지회가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결렬된 후, 22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노임단가 적용과 주휴 수당 별도 지급 ▲노동조합 활동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대구고용노동청에 그동안 받지 못한 연차수당, 주휴수당 등에 대해 체불임금 집단 진정서를 냈다. 노조는 3년 근속 기준 1인당 체불임금을 700만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우리의 파업은 업체들의 30여 년 간 반복해 온 체불과 불법 행위로 인한 것”이라며 “이번 파업은 원청이 KT가 관리감독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하므로 원청에 책임을 묻는 투쟁 또한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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