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민주당 대구경북 지방의원들의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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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16:31 | 최종 업데이트 2019-11-22 00:57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당선되면 사퇴하겠다는 신범식 대구 중구의원, 공무원을 불러 호통치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하고, 아들 교실에만 공기환기창 설치를 부탁한 민부기 대구 서구의원. 5분 발언을 표절한 홍복조 달서구의원은 윤리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동료 의원 발언을 녹취하고 행정조사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 제명된 김택호 구미시의원, 회의 중 욕설한 신문식 구미시의원, 공무원에게 욕설과 협박성 발언으로 갑질한 박태춘 경북도의원.

“역시 자한당(자유한국당을 비하하는 의도로 이르는 표현)이 판치는 대구경북은 안 돼!”라는 댓글을 다는 이들이 있다. 만약 이들이 민주당 당원이라면 서글플 일이다. 앞에서 열거한 지방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임기 절반을 채우기도 전에 민주당 기초·광역의원들의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들이 정책,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 상식적인 준법, 도덕성 결여에서 비롯된 점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 민주당은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50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북 민주당은 광역의원 9명, 기초의원 50명을 배출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대구·경북에서 이룬 역대 최대 성과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에 몰표를 줬던 유권자 상당수가 박근혜 탄핵을 거치면서 잘못을 모르는 정치인, 정당을 혼내고 싶었던 결과다.

애석하게도 현재까지 민주당은 기대에 부응을 안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차별성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사건·사고 당사자는 민주당 소속인 경우가 많다. 상식에 기반해 의정활동을 의욕적으로 하는 다른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왜 민주당에게만 그러느냐’, ‘자한당이 더 나쁘다’고 할 수도 있다.

의원들의 일탈이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경북도당의 지방의원 공천, 의정활동 지원, 후속조치 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다. 홍복조 구의원 5분 발언 표절 논란 당시 민주당 대구시당 한 당직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문제없다고 본다. 국가적인 문제가 많이 있는데 왜 이런 기사를 쓰려고 하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출마한 신범식 의원 문제와 관련해 남칠우 대구시당 위원장은 "당선이 안 되면 원직(구의원)을 계속 수행하는 거로 알고 있다. 구의원은 지역 현안을 다루는 일인데, 새마을금고와 어떤 측면에서 임무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지방의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최종 선고 이후 사과문을 냈다. 올해 초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은 가이드 폭행 논란이 불거지자, 스스로 탈당했다. 경북도당은 도박 물의를 빚은 김희수 경북도의원 당원권 자격 정지 1년을 결정하면서, 언론에 사과하는 브리핑을 했다.

‘난 억울하다’, ‘문제없다’, ‘쟤들이 더 나빠’ 식이라면 정당 정치를 안 하면 된다. 나는 잘하고 있다는 지방의원들은 자족하는 데 그치지 말고 당에 요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역구를 대구에 두고 있는 김부겸, 홍의락 의원, 구미을 지역위원장인 김현권 의원도 역할을 해야 한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들도 ‘제 식구’라고 감싸고 있을 때가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대구·경북에서 제1 야당은 정의당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방선거로 대거 당선된 지금도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보다 가난한 정당, 시스템이 부족한 정당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과 차별화 전략이 개별 의원들에 대한 무관심이라면 성공했다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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