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엽제전우회, 베트남 이주민·전쟁 피해자에 마스크 나눔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옆집에 불 나면 함께 꺼야"
새대열, "대구에서부터 연대와 평화 모델 만들어"

16:33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베트남전쟁 피해자에 마스크 기부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새로운대구를여는사람들(새대열) 등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 미국 내 베트남전쟁 피해자에게 마스크 5천 장을 기부했다. 이들은 앞으로 5천 장을 더 보낼 예정이다.

마스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재향군인의료원(The Manhattan Veterans Affairs Medical Center) 응급실로 지정 기탁한다.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를 기부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들은 지난달 14일 대구 지역 내 베트남 이주민 가족을 위한 마스크 나눔 운동을 벌였다. 또, 3년째 ‘평화걷기대회’를 함께하는 대구지역 고교생들(경화여고, 대구여고, 대구고)과 함께 걷기 대회 성금을 일본 조선인 학교, 조선인 원폭 피해자에게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했다.

▲21일 오전 11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새로운대구를여는사람들 등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 마스크 기증식을 열었다.(사진=새대열)

정춘광 대구지부장은 “처음에 베트남 이주 가족들이 마스크가 없어서 약국에 줄을 서도 외국인이라서 마스크를 구입을 못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대구지부에서 처음 마스크를 기부했다”며 “이번에 미국은 나라도 크고 마스크 구하기가 힘들다고 하더라. 국적은 다르지만 월남전에서 같이 싸운 동료들이다. 꼭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대한민국 국위 선양도 되고, 우리가 같이 동참해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마스크를 기부했다”며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친구다. 미국은 우리 형제국이고, 동맹국이다. 6·25전쟁에 참전해서 우리를 지켜줬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줬다. 우리가 힘이 있을 때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지부는 앞으로도 코로나19 피해를 돕기 위한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 지부장은 “사정이 어려운 곳에는 여건이 되는 한 계속해서 기부할 거다. 꼭 마스크뿐 아니더라도 옆집에 불이 나면 함께 끄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에 함께 한 새대열은 “코로나19 사태 후 인류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가 사회적 관심이 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고통을 겪은 대구에서 전쟁 피해자와 시민들이 연대와 평화를 위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후 일본인 원폭 피해자 14만5천 명에도 마스크를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