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대구퀴어축제 10월 개최···”상처받는 당사자 고통 외면 않겠다”

오프라인 행사는 고민 중···"코로나19, 혐오세력 우려"

18:33

올해 대구퀴어문화축제가 10월 중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퀴어 축제를 반대해온 혐오 세력 결집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직 오프라인 행사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2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제12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혐오가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있어,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위해 이번 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축제를 진행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퍼포먼스·깃발 행진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한 최소한의 행사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는 특히 보수 개신교계 등 축제 반대 세력과 충돌 우려 때문에 충돌 없이 축제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22일 오전 11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직위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성소수자가 있다는 이유로 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냈다”며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숙명여대 합격을 포기하거나 강제 전역을 당하는 사례도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성소수자 차별이 만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당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고 인권위도 국회에 평등법 입법을 추진하라고 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나인권 전북도의원은 혐오 발언을 했고 미래통합당 기독인회 소속 의원들은 가짜뉴스를 늘어놓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직위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안전한 방식으로 10월 중 축제를 열 것”이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처받는 당사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2009년 처음 시작한 대구퀴어축제는 올해 12회를 맞는다. 대구퀴어축제는 서울 이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퀴어축제다. 2014년 축제부터 기독교 단체가 본격적으로 반대 움직임을 보였고, 이 때문에 사전 기획된 퍼레이드를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교회 장로가 투척한 인분에 참가자들이 맞는 사건도 생겼다.

2014년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축제 장소 대여 불허, 2015년 대구 중구청의 장소 대여 불허, 경찰의 집회 행진 금지 처분 등 행정기관의 비협조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퀴어축제는 개최를 거듭하며 당사자 참여 확대, 미 대사관 부대행사 참여 등 행사 규모가 확대되며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