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일 촛불 이어가는 김천, “한국당, 김천시민 개·돼지로 봐”

사드 들이고 다음날 유세 온 홍준표 후보 비판
함께 싸우자며 격려하기도

22:45

“우리 경찰이 우리 시민을 지키지 않고, 미군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이 맞습니까”
“그케 말이라”
“철저히 책임자를 가려서 구속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성주 초전면 소성리 롯데골프장으로 사드 체계 일부를 운반하는 미군이 웃으며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 상영을 마치면서 장재호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사무국장이 경찰을 성토했다. 김천역 건물 벽을 등받이 삼아 옹기종기 앉아 있던 농소면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장 사무국장 말에 맞장구를 쳤다.

27일 저녁 8시, 김천역 광장에서 250일 차 사드배치 반대 김천 촛불집회가 열렸다. 해가 지고 바람이 불어 날이 차가웠지만, 김천 시민 150여 명은 굳건하게 촛불을 들었다. 해맑은 아이들은 집회장 주변을 뛰어놀다가, ‘김천 율동맘’이 율동을 시작하면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췄다.

▲27일 저녁 8시, 250일 차 사드배치 반대 김천 촛불집회가 열렸다.

바로 전날 사드 장비가 성주로 들어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27일 오전에는 사드 배치에 적극 찬성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김천역을 찾았다. 유선철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김천 시민을 개, 돼지로 보는 게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유 위원장은 “하루도 안 지나서 사드도 찬성하고, 전술핵도 가져와야 한다는 사람을 후보로 모시고, 어떻게 유세를 하러 올 수 있느냐”며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서 유 위원장은 “한국 경찰과 한국 외교부와 한국 국방부가 정말 한국 기관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국방부는 환장을 하고 미국 무기 사드를 배치하려 하고, 경찰은 국민을 짓밟으며 협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우리가 주인이라고 250일을 외쳐왔다. 피눈물이 난다”고 목소리 높였다.

농소면 주민들도 발언에 나서 250일째 촛불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서로를 격려하고 사드 철회 때까지 촛불을 이어가자며 의지를 다졌다. 이복란(김천시 농소면) 씨는 “어제 아침에 소성리에 갔다. 모두 잠도 못 자고 지쳐서 쓰러져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냐”며 “어찌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네에 사드가 웬 말인가. 너무 분하고 원통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오늘은 그래도 통쾌했다. 어디서 낯짝도 두껍게, 나타났는데, 우리가 많이 모여서 사드 반대를 외치니까 말소리도 안 들리고 사드 반대만 들리더라”며 “우리는 하나다. 우리 서로서로 챙겨주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투쟁인데, 우리도 우리 식구를 챙겨서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박영순 씨도 마이크를 잡곤 “시민 여러분 존경합니다”는 인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박 씨는 “우리 200일, 300일 훈련 잘 받았더라. 오늘 오전에 모두가 마음이 똑같더라. 그걸 보니까 우리가 나라를 하나 만들어도 되겠다 싶더라. 평화 나라를 하나 지어야겠다”고 말했다.

박 씨는 “누가 되면 이북에 퍼준다고 하는데, 맞아 죽는 것보다 퍼주는 게 좋소. 남북이 갈라져서 허리가 끊어져 죽으려고 하는데, 싸움이 나면 한국 국민만 죽는다”며 “그러거나 말거나 사드를 반대하는 사람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