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의 촛불일기] 성주대첩, 한반도 어디에도 최적지는 없다 (2)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 (4) 2016.8.1~8.15

18:20

[편집자 주=2016년 7월 13일 국방부가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1년이 지났다. 김충환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성주군민들이 벌인 투쟁을 매일 기록했다. 출간을 준비 중인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 촛불일기’를 매주 금요일 <뉴스민>에 연재한다.]

[김충환의 촛불일기] 무용지물 사드, 성주에 오다 (1)
[김충환의 촛불일기] 무용지물 사드, 성주에 오다 (2)
[김충환의 촛불일기] 성주대첩, 한반도 어디에도 최적지는 없다 (1)

8월 1일(월) 20일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등 소속 국회의원 16명이 성주 성산포대를 방문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동영 의원과 따로 오찬을 하며 성주투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2016년 8월 1일 성주를 방문해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카카오톡에 개설된 성주지역 ‘안전한 먹거리’ 그룹 채팅방이 있었다. 카톡방에는 주로 귀농한 농부들과 유기농 식재료를 구입하려는 주부들이 가입했다. 사드배치 발표 이후, 카톡방은 사드반대 투쟁의 구심점이 됐다. 멤버들은 정보 공유를 위해 다른 주민들을 초대했고, 원래 2백여 명이던 인원이 1318명까지 늘었다. 1318명은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 초대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었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인원이 그룹 채팅을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이 채팅방을 ‘1318 카톡방’이라 불렀다. 매일 밤 성주군청 앞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가 처음 논의된 곳도 이 카톡방이다. 1318 카톡방과 함께 촛불을 처음 밝힌 건 성주군농민회였다. 이재동 회장은 매일 촛불집회 사회를 보고 있다.

8월 2일(화) 21일째
비가 내렸다. 투쟁위원회가 기자간담회를 했다. 사드배치지역 이전(移轉)이 아닌 철회, 주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 참여,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새누리당의 안전협의회 제안 거부, 정부의 원점재검토 약속 하에 협의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20:00 이재동의 사회로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1천여 명이 참여했다. 김천의 이명재 목사는 “이재동의 사회는 걸쭉하되 속되지 않았고 구수하되 논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배은하(성주읍) 대변인의 투쟁 상황 보고에 이어 21일간 투쟁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가수 지민주가 ‘나의 동지’, ‘힘내라 마음아’, ‘아침 이슬’을 불렀다.

박노육(선남면)은 “사드에 대한 증명은 누가 하나? 책임은 누가 지냐? 우리 ‘개돼지’가 진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땅 파먹고 사는 사람들을 그 정도로만 대접하고 있다. 사드배치는 필요 없다. 너희가 책임져라. 자신 없으면 철회하라”고 발언했다.

미국의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전자우편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공개 질의서>

존경하는 미국 공화당 트럼프(민주당 클린턴) 대통령 후보께
우리는 “한국 사드배치 반대 성주투쟁위원회” 공동대표이다. 한국 정부는 2016년 7월 13일 한국 성주에 사드배치를 결정하고 발표했다. 해당지역 지방자치단체와도, 지역 주민들과도 전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지역 주민들은 이에 반발해 매일 수 천 명이 촛불을 들고 사드배치 반대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집회는 서울. 인천, 광주, 대구, 부산 등 한국의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5만 명의 지역민과 한국 국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동맹국 미국에 대한 불신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세계평화와 한반도평화를 위하여 한국에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일본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6자회담을 통하여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길 강력히 바란다. 우리는 묻는다. 미국 공화당 트럼프(민주당 클린턴) 대통령 후보의 한국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한국 사드배치의 철회를 위해 노력할 의향은 없는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신의 선전을 빈다. 답변을 기다린다.

2016년 7월 30일
한국 사드배치 반대 성주투쟁위원회 공동대표 김안수 백철현 정영길

8월 3일(수) 22일째
13:00 민주당 손혜원, 소병훈, 박주민, 표창원, 김현권, 김한정 국회의원과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성주 성산포대를 방문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의원들은 성주만 외롭게 싸우도록 둘 수가 없어 찾아왔다고 했다. 사드철회 당론 채택이 늦어지는 점과 늦게 성주를 찾은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수인(월항면)은 “여기 계신 분들이 피켓을 들어 달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도구가 아닌 목적인 나라에 살고 싶다. 여러분이 그러한 정치를 해 달라. 작다고 이런 선택을 당해서는 안 된다.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똑같이 행복해야 할 이유가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2016년 8월 3일 성주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표창원 의원은 “민주당은 겁쟁이가 되어 있다. 종북좌빨이라는 욕을 먹을까 봐 너무너무 불안해하고 있다. 성주 군민여러분께서도 저희를 그렇게 보셨을 것이다. 정부와 대통령 발목만 잡는 놈들, 이렇게 보셨을 것이다. 저희가 오늘 현장에 와봤기 때문에 안다. 저희가 와서 여러분의 비판을 듣고 소통하고, 그 다음에 달라진 모습들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주민은 “솔직히 핵심은 소파(SOFA, 주한미군지위협정) 아닙니까? 국회의원들이 소파를 개정해서 사드를 못 가져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박주민 의원은 “소파 개정 등 한미 관계를 동등한 관계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민주당이 해왔다. 하지만 협상 주체가 정부인 상황에서 야당의 요청에 반응하지 않아 성과가 없다. 매우 답답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촛불집회에 1천5백여 명이 참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머리에 가발을 쓰고 탬버린을 치면서 영화 레미제라블의 삽입곡인 ‘Do you hear the people sing’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밤이면 밤마다’, ‘무조건’ 등을 개사해 불렀다.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주민들은 사드배치에 대한 설명회나 공청회 한번 없이 정부가 강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라가 망할 것 같아도 새누리당만 찍어줬더니 우습게 본다고 생각했다.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클수록 싸워야겠다는 의지도 강해졌다. 주민들은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뿐 아니라 박근혜까지 비판했다. 성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참으로 놀랍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8월 4일(목) 23일째
박근혜가 이완영 의원과 초선의원 10명을 만난 자리에서 “성주 내 다른 지역을 주민들이 추천하면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발언했다. 국방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성주 내 다른 부지의 가용성 검토를 요청한다면, 사드배치 부지의 평가기준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지로 거론되는 까치산(수륜면), 염속산(금수면, 벽진면, 김천 조마면)지역 주민들은 대책회의를 열었고, 김천 조마면은 사드배치 반대 현수막을 걸었다.

김항곤 군수가 촛불집회에서 “성산포대가 아닌 다른 장소로 사드배치를 검토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간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대한민국에서 사드배치 최적지로 주장했는데 스스로 모순을 인정한 꼴이다. 최적지가 아니란 소리다. 앞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런 사드배치는 용납할 수 없고, 한반도에서 안 된다.”며,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016년 8월 4일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에 나와 발언하는 김항곤 성주군수

8월 5일(금) 24일째
가수 백지숙이 와서 노래했다. 30년 만에 만났다. 김찬모 한살림생산자회장은 “사드 성주 배치를 여러분과 의논했나? 허락받았나? 아니다. 사드배치는 성주 군민들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의 문제다. 사드는 대한민국을 위해 배치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과 미국을 위해 배치하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 왜 한국이 핵받이가 돼야 하나?”라고 했다.

방송인 김제동이 와서 40분간 열정적으로 발언했다. 명연설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은 “뻑하면 종북(從北)이라고 한다. 그래, 난 ‘경북’이다, 이 XX들아!”였다.

주민등록 주소지가 성주로 돼 있지 않는 사람을 외부세력이라 한다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부장관 모두 외부세력이 아니냐? 그들도 외부세력이기 때문에 성주의 일에 관해 이야기 할 자격이 없다. 진짜 외부세력이 뭔지 살펴봐야 한다, 사드는 주민등록증이 대한민국으로 되어 있지 않다. 성주에서 외부세력은 사드 하나밖에 없다.
임진왜란 때 충청도에서 일어난 의병이 경북 성주 땅을 구하기 위해 오면 그들을 외부세력이라 할 수 있느냐? 당시 외부세력은 백성을 전부 버려두고 죽더라도 천자의 나라에 가서 죽겠다던 임금과 신하들이다. 4만 5천명의 국민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면 4천 5백만의 국민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똑똑히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어있고 공화국은 쌀을 함께 나누어 먹는 나라라는 것이 원래의 의미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함께 편안하게 밥을 나누어 먹지 못하고 아스팔트에 앉아있도록 만들어 놓는다면 그것은 헌법 1조 1항을 어긴 위헌행위다.
평화운동이 성주에서부터 시작돼서 전국으로 뻗어 나가면,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분단을 극복해 통일신라 이후 가장 강력하고 넓은 영토를 가진 최초의 민주주의 통일국가를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나라를 물려주는 것을 성주에서부터 시작하자.  -<방송인 김제동의 연설 중에서>

-19:00 성주불교사원연합회 스님과 신도회 불자 5백여 명이 성주군청 앞에서 “한반도평화 성취 기원법회”를 열었다.
-투쟁위원회가 “사드배치 예정지 이전 논의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발표했다.

8월 6일(토) 25일째
아버지 약을 지어 왔다. 미국 백악관 앞에서 교민들의 평화행진이 있었다. 촛불문화제에 1천3백여 명이 참여했다. 독립운동가 김창숙 일대기 연극 공연과 이창윤 시인의 시낭송,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가 이어졌다

김부겸 국회의원이 왔다. “성주 군민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정당하기 때문에 성주 군민들의 편에 서겠다. 지금 성주 군민들의 싸움은 단순히 성주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동북아시아의 문제이기도 하다. 뜻을 함께하는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모아 중국에 북한의 불장난을 막아내라고 요구하고, 미국에는 대한민국에 그동안 쏟아 부은 정은 고맙지만 밀어붙이지 말고 국민이 알아서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하겠다.”고 했다.

한 성주여고생은 “성산포대가 바로 보이는 곳에 학교가 있는데 수업시간에 들리는 사격훈련 소리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이제는 총보다 더 위험한 무기인 사드를 머리 위에 이고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 작고 평화로운 예전의 성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성주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반도에 조성될 전쟁위기에서
이 땅의 어느 목숨이 자유로울 것인가

성주는 탐욕스러운 미국의 아가리에
뚝 떼어주어도 좋을
한 덩어리의 고깃감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몸을 이루는
아픈 살과 피다.
-<이창윤 시인의 시 “성주는 대한민국의 살이다” 중에서>

-성주지역 4개 본당이 초전성당에서 평화미사를 봉헌했다.

8월 7일(일) 26일째
밭에 풀을 맸다. 부산에서 민중의 꿈 고창권 대표와 벗 류두경 부부가 촛불집회에 왔다. 국민참여당에 함께 몸담았던 동지들이다.

재구성주향우회(회장 김호윤) 회원 5백여 명이 성밖숲에서 성주전통시장을 거쳐 성주군청까지 사드배치 반대 평화행진을 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성주군에서는 이를 막으려고 했다. 향우회 한 임원은 “하라고 해서 버스까지 대절하고 회원들을 독려해서 왔는데, 이제 와서 하지마라고 하니 참 난감하다.”고 했다. 관군은 결국 배신할 것이다. 그 조짐이 보이고 있다.

8월 8일(월) 27일째
발언을 했다. 1)이상희 전 장관의 이간질 전화, 집회 참석자를 ‘때 꺼리 없는 것들’, ‘가시나들’이라고 말한 공무원들, 군수의 이간질 전화, 도의원과 군의원들의 출구전략에 대해 비판했다. 2)왕따 당한 사드가 미국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고 조롱했다. 3)중국 인민일보에 “사드를 반대한다.”는 기고문이 실린 후 수구 언론과 새누리당의 집중 공격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2016년 8월 8일 열린 27차 사드배치 철회 촛불집회.

박근혜가 제3부지 이야기를 하니까 국방부가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성산포대가 최적지이기는 한데, 제3부지 검토도 해보겠다고 말을 바꿨다.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미국이 다른 부지를 검토했을 리가 없다. 이건 국정 운영을 면사무소 운영보다 더 못 하는 것이다.

-민주당 김영호, 신동근, 김병욱, 박정, 소병훈, 손혜원 국회의원이 사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8월 9일(화) 28일째
함철호(월항면)와 함께 일본 엑스밴드 레이더(AN/TPY-2)기지인 ‘교가미사키 통신소’를 방문하고 온 성주효병원 노태맹 원장은 이렇게 썼다.

엑스밴드 레이더가 있는 ‘교가미사키 통신소’의 한 귀퉁이에는 기지에 귀속되지 않은 땅, “평화의 정원”이 있고, 그곳에는 역설적으로 ‘주의(WARNING)’라고 쓴 붉은 입간판이 서 있다. 그 간판의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 당신은 여전히 무장(武裝)을 해야 한다고 믿는가?” 어쩌면 이 말이, 들을 귀가 없는 자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비극이다.

-10:00 13개 안보 및 보훈단체 1백여 명이 성주군청 앞에서 국방부 제3지역 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월남참전자회 이형숙 성주군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영조 성주군협의회장, 상이군경회 강진구 성주지회장, 전몰군경미망인회 이춘자 성주군지회장, 한국자유총연맹 김석규 성주군지회장이 발언했다.

8월 10일(수) 29일째
7:41 백악관 청원누리집에 한국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시작한 지 26일 만에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었다. 학생들이 노인들의 서명을 도와주느라 무더위에 엄청 고생을 했다. 영어로 된 누리집에 서명을 하고 e메일로 다시 인증까지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만 서명을 달성했다. 사드배치 철회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가 드높다는 증거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이다. 백악관은 60일 이내에 공식입장을 내 놓을 것이나,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의 제안으로 성주군청 앞 집회장을 “평화나비광장”으로 부르기로 했다. 촛불집회 참가자가 연인원 4만 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국회의원 6명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8월 11일(목) 30일째
사드배치지역으로 발표된 지 한 달, 주민들은 생업을 접고 거리로 나섰다. 성주군은 모든 행사를 취소했고, 의회도 개점휴업 상태다. 모든 현안이 사드라는 블랙홀로 흡수됐다. 고을 전체가 멈춘 듯했다. 웃음소리도 사라졌다.

촛불집회에서 박수규는 “금수, 수륜에 사드 들어와도 성주 사드 되겠죠? 롯데골프장에 들어오면 성주 사드 아니고 김천 사드입니까? 성주 땅 어디에도, 한국 땅 어디에도 사드는 안 됩니다. 이것이 투쟁위원회 입장이고, 앞으로도 이 입장을 지켜나갈 것입니다.”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전국에서 사드반대 분위기가 오르니까 급하게 차단시키기 위해 성주를 볼모로 잡고, 사드문제를 성주에 가두어 전국적 열풍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군민들을 고립시키고, 잘 구워삶아 사드배치를 관철시킬 속셈이 이번에 드러난 것 아니냐? 성주 군민들의 투쟁을 보면 정부의 성주 고립작전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성주 군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정의로운 싸움을 하고 계신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 성주 군민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19:00 평화나비광장에서 “사드 말고 평화” 원불교 기도회가 열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국회의원 6명이 방문하여 주민들과 간담회(군수 불참)를 하고 성산포대를 방문했다.
-미 국방부 제임스 시링 미사일방어청장이 한국을 방문하여 국방부와 사드 관련 후속 협의 후, 사드 레이더 전자파 안정성 문제를 언론에 직접 설명했다.

8월 12일(금) 31일째
사회를 맡은 이재동은 “항간에 너무 많은 말이 돌고 있다. 그 이유는 하나다. 투쟁을 무너뜨리려는 분열 세력이 전보다 더 집요하고 조직적이다. 휘둘리는 분들이 많은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결해서 이겨내야 한다. 흩어지지 않으면 이 싸움을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상주에서 온 경북북부한살림소비자협동조합 박경옥 이사장은 “다른 많은 사람을 대신해서 성주 군민이 나서서 촛불을 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죄송스럽고 감사하다. 비록 이 자리에 참석 못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다. 끝까지 가면 성주는 평화의 상징이 되고 성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노태맹 원장은 8월 7일 엑스밴드 레이더가 있는 일본 교탄고시 우카와지구를 다녀왔다며, “교탄고시 교가미사키에도 사드 반대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성주를 보고 있다. 그들은 실패해서 레이더가 들어왔지만, 성주가 이렇게 싸우는 것 보고 놀랍다고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일본 사람들에게 평화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성주를 넘어 한반도, 동아시아 평화의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고 했다.

팟캐스트 ‘신넘버3’ 진행자 남태우가 참석하여 발언했다. 제주 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가 김영태도 발언했다. 무대 앞쪽에는 설치미술가 표구철의 작품이 전시됐다.

-10:00 투쟁위원회가 국방부와 간담회 결과를 놓고 주민들과 자유토론회를 했다.
-18:30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1,352명이 “성주 군민들의 815 평화 행동을 지지하는 대구경북 선언”을 했다.

8월 13일(토) 32일째
12:00 대전에서 온 서예가 바우솔 김진호가 주민들이 제안한 사드반대 구호를 붓글씨로 썼다. 많은 주민들이 제안했고 하나하나 써서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최고의 무기는 평화다.”라고 쓴 글을 받았다.

촛불집회에서는 김천예술원 지경자가 노래 ‘오라버니’, ‘꿈’, ‘아침의 나라에서’를 불렀다. 서울에서 온 장순향은 ‘사드 저항 춤’을 췄다. 대구에서 체험 관광하러 왔다는 이동우는 “달 뜬 밤에 술 한 잔 하고 놀아야 하는데, 정치 잘하라고 대통령 뽑아놨더니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라며 기타 연주를 했다.

12:00(현지시각) “미주희망연대”가 백악관 앞에서 사드배치 반대집회를 했다. 미국 진보단체인 ‘ANSWER Coalition’과 ‘CODE PINK’도 함께 했다. 이들은 “사드 한국배치는 절대 반대하며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군사적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의, 평화적 방법을 통해 평화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길 백악관과 한국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세계의 패권을 위해 주권과 영토를 내놓을 것
국민의 생존과 안보를 위해 국민이 위임한 국회의결권을 팽개칠 것
주둔지와 방위 분담금을 위해 세금을 지출할 것
해당 지역 주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일 것
나머지 관객들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연대의 손을 내밀지 말 것
···
1980년 광주 빛고을을 피로 물들인 것을 용인한 것은 누구입니까?
2016년 성주 별고을을 별들의 전쟁터로 만들 것을 사주하는 것은 누구입니까?
또한 이에 빌붙어 자신의 이욕을 챙기려는 이들은 누구입니까?
-<신경섭의 시 ‘낮엔 햇빛이 밤엔 별빛이’ 중에서>

-성주지역 4개 본당이 가천성당에서 평화미사를 봉헌했다.

8월 14일(일) 33일째
1천5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렸다. 발언했다.

군수가 매일 나오는데 얼마 전부터 보이지 않는다. 군수가 어디 아파서 병원에 가셨나 걱정이다. 군민들이 매일같이 고생하는데 매일은 못 나와도 최소한 2-3일에 한 번씩은 나와서 고생 많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완영 의원이 투쟁위에 왔다 갔다. 이 양반이 투쟁위에 왜 오느냐? 할 말이 없더라도 촛불집회에 나와서 죄송하다고 해야지, 쥐새끼처럼 가만히 왔다 가고, 속에 불이나 죽겠다.

군민들은 무더위에 나와서 집회하는데, 새누리당 대표가 새로 뽑혔다고 청와대에서는 오찬을 했다. 샥스핀, 송로버섯 등을 차려놓고, 희희덕 거리며 잔치를 했다. 이건 정부가 아니다.

금쟁반에 샥스핀은 천백성의 노동이요.
옥쟁반에 송로버섯은 만백성의 피눈물이다.
에어컨 결로(結露) 떨어질 때 서민 땀방울 떨어지고,
청와대 웃음소리 드높을 때 국민 비명소리 드높다. -<발언 중에서>

-14:00 평화나비광장에서 어린이를 위한 “평화 썸머 이벤트(물놀이)” 행사를 했다.
-16:00 8.15반전평화대회추진위원회 2천여 명이 주한미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가 있는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반전평화범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사드배치 철회,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을 요구했다.
-19:00 사드 한국배치 반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준) 1만 여명이 서울시청광장에서 “범국민평화행동”을 개최했다. 이재동 회장과 주민 35명이 참여했다.

8월 15일(월) 34일째
성주 최고 기온이 35.4℃였다. 8.15 광복절을 맞아 815명이 삭발투쟁을 하자고 제안하여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미용사 80명이 동원됐다. 262번째로 삭발했다. 삭발한 주민은 908명이었다. 불볕더위에도 5천여 명이 2시간 넘게 진행된 삭발식을 지켜봤다. “단일장소 최다 인원 동시 삭발”로 한국 기네스에 올랐다. 세계 최초의 일이다.

투쟁위원회는 결의문에서 “성산(星山)을 외세의 기지로 내줄 수 없고 사드 오명을 후세에 물려줄 수도 없다. 성주 군민들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성산과 성주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백철현(성주읍) 공동위원장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성주에서 사드를 막아내면 이 땅 어디에도 사드는 들어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금순(대가면)은 “오늘 삭발을 하면서 희끗희끗한 흰머리들이 앞에 툭툭 떨어지는데, 잘린 머리가 늘어선 걸 보면서 왜 이리 서러운지 모르겠더라.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다 연결돼 있다는 거다. 우리가 이렇게 외치는 한 우리 땅을 지키고 살 것이고, 나 혼자 살겠다고 하면 우리는 이 땅에서 발붙이고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끝까지 성주를 지키고, 평화를 지키고, 이 나라를 지키자.”고 했다.

이재동은 “벌써 30일째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대통령은 아직도 우리에게 대안을 내놓으라고 한다. 꽉 막힌 것 같다. 그 꽉 막힌 길을 뚫고, 5천만 국민이 주인으로 권리를 행사할 때 사드가 미국으로 가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사드가 철회되고 나면 우리는 저 성산을 돌려받아야 한다. 우리 성주 군민들, 최선두에서 끝까지 싸워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6년 8월 15일 광복절, 성주 경산리 성밖숲에서 사드철회평화촉구결의대회와 성주군민 815 삭발식이 진행됐다.

-16:00 주민 5천명이 사드철회 평화촉구 결의대회 “사드 가고 평화 오라”를 개최했다.
-주민 908명(여성 11명)이 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