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감 ‘진보’ 후보 김태일 출마 선언, “페미니즘·지역학 교육 중요”

3가지 조건 전제로 김사열 예비후보와 단일화 가능성 열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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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61개 단체가 모여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한 김태일(63) 영남대학교 교수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유초중등교육에서 페미니즘과 지역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김사열(61) 대구교육감 예비후보와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놨다.

15일 오전 11시 30분, 김태일 교수는 대구시 중구 한 카페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좌절감이 팽배한 대구지역 교육 상황에서 담대한 교육 혁신을 해야 한다는 각오로 출마했다. 모든 학생이 빛나는 교육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대구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된 김태일 영남대학교 교수가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태일 교수는 “교육 혁명의 동력은 교사에게서 나온다. 우동기 교육감은 교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웠다. 과중한 업무를 덜고 자발적인 학습 연구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라며 “교육감은 응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활발히 벌어지는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운동과 관련해 김태일 교수는 “여성주의 가치 교육이 중요하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자유로운 상상이 어렵다. 고발의 ‘미투’에서 더 나아가 배려와 협력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라며 “유초중등과정에서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태일 교수는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등 각계각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대구의 잠재력에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지역학 교육도 중요하다. 서울은 서울의, 대구는 대구의 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지역성을 강조했다.

김태일 교수는 천 원짜리 지폐를 펼쳐 보이며 “도산서원처럼 소박하고 작은 서당에서 제자를 가르치던 퇴계 이황의 교육에 대한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대구 혁신교육감으로서의 마음을 다지겠다”라고 끝맺었다.

김사열 예비후보와 단일화에 대한 질문이 집중해서 나왔다. 김태일 교수는 ▲3파전으로 접어드는 선거 구도에 대한 판단 ▲혁신교육감네트워크 불참에 대한 입장을 김사열 예비후보가 밝힌 가운데 교육 철학 공유 지점이 존재한다는 전제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대구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된 김태일 영남대학교 교수가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교수는 “3자 구도가 되면 캠프마다 자기가 이긴다는 분위기가 있다. 구도와 정세에 대한 판단이 연대 문제의 전제”라며 “혁신교육감네트워크 불참 문제는 선거 전략의 문제지만, 설명의 문제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일과 김사열의 주장을 펴 놓고 맞춰봐야 한다. 공유하는 가치가 없으면 단일화해서는 안 된다. 선거 공학적으로 접근하다가는 시민에게 버림받는다. 다음에는 이 물음에 대한 내 답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일 교수는 지난 13일, 대구 진보 성향 단체 61개가 참여한 혁신교육감대구네트워크의 혁신교육감 후보로 선정됐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태일 교수 지지를 선언한 정만진(63) 전 대구시교육위원도 참여했다.

당초 진보성향으로 알려졌지만, 보수·진보 단일화 기구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고 출마를 선언한 김사열(61) 예비후보는 지난 10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한편, 보수·우파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대구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강은희(51)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태열(64) 전 대구남부교육장은 경선룰 중 교추본 회원이 참여하는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달 말께에는 단일 후보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