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씩 벌어 나오는 사람도 있다며?”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 입을 열다

17:19

성매매 당사자들이 입을 열었다. 2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떼아뜨르분도에서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주최·주관하는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뭉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무대 위에 오른 5명의 뭉치 활동가들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할 당시 업주, 구매자 등에게 많이 들었던 말, 탈성매매 후 사람들에게 들었던 말을 스크린에 하나씩 띄웠다.

“수천만 원씩 벌어서 나오는 사람도 있다던데?”

부산 완월동, 대구 자갈마당 등에서 성매매 경험이 있는 봄날 씨는 “돈 벌려고 한 거 맞다. 집결지에서 빚 다 갚고 적금 넣어서 나왔는데, 그 빚을 갚는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며 “방도 구하고, 그동안 힘들었으니 좀 쉬어야 하는 마음으로 병원도 좀 다니고 그랬더니 돈이 없더라”고 말했다.

서울 한 집결지에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짤 씨는 “하루 3만 원씩 잡비 타서 머리하고 화장하면서 5천만 원까지 모았다”며 “업주가 그 돈으로 남대문 시장에 1평 사서 옷 장사 하면 앞으로 먹고는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계약을 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였다. 5천만 원 몽땅 날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룸살롱 성매매 경험이 있는 러니 씨는 “월 1억은 벌었던 것 같다. 장부상으론 그랬는데 내 수중에는 그만큼 들어온 적이 없다”며 “업주들끼리 나를 놓고 얼마할거냐 흥정을 하는데, 그 돈은 업주들끼리 거래했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업소를 옮겨 다니면서 깔려 있는 차용증이 3억이 넘은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명품에 환장해?”

봄날 씨는 “사람들은 우리가 명품 들고 다니는 게 그렇게 싫은 것 같다. 자기들과 우리는 격과 인권이 다르다는 생각일 거다. 똑같이 우리는 명품이 구매자와 격과 인격을 맞추기 위한 수단”이라며 “홀복, 가방 다 명품으로 사야 한다. 못 사면 결국 렌탈하기도 하고, 홀복은 렌탈해서 언니들끼리 돌려 입는다. 밖에서 보면 명품에 화장한다고 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러니 씨는 “업주가 구매자와 레벨을 맞추라고 명품 차, 명품 가방 다 해준다. 그렇게 해야 내가 한 테이블이라도 더 들어가니까 나를 위한 일이라고 한다”며 “나중에 보니 그게 다 내 빚으로 남아 있더라. 내가 꾸미지 않으면 손님을 만날 수 없으니까 그렇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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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랑 하면서 느낀 적 있어?”

뭉치 활동가 바라 씨는 “가끔”이라고 장난스레 답했다. 그러나 짤 씨는 “숏타임은 20분 안에 모든 걸 끝내야 한다. 그마저도 빨리해야 다음 손님을 받을 수 있다”며 “(집결지는) 느끼고 말고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러니 씨는 “때로는 느낄 수도 있다”면서도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처음 보는 남자와… 어떤 분은 술에 취하지 않으면 2차를 못 나가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왜 피해자인 척하느냐”는 질문에 짤 씨는 “우리가 지금 피해자인 척 하는 게 아니다. 그 안에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감금, 폭력 등) 이런 건 없어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매매? 성노동? 착취가 없는 세상에서는 성노동이 가능할까?”

토크콘서트에 온 한 참가자는 “만약 성매매하는데 착취가 없다면 성노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봄날 씨는 “나는 노동을 한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성산업은 착취 구조가 있기 때문에 산업이 되고 늘어난다”며 “나도 (성매매) 당사자고 노동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당사자인 것은 똑같지만, 그 사람들과 내가 말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 우리가 제일 부러워하는 북유럽을 보면 우리와 인식 구조가 다르다. 그렇게 되려면 우리나라가 문명 개혁을 몇 번이나 해야 하는지 모른다”며 “그런 세상이 온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짤 씨는 “착취가 없어지기 이전에 (성을) 사고파는 것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약 3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100여 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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