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공무원들 고생…부정집단으로 모는 건 가슴 아파”

권, “엄청난 부정 저지른 것처럼 만든 시장 책임”
대구시청 공무원 5명 직접 긴급생계자금 지원

18:30

수령 대상이 아니면서 대구시 긴급생계자금을 수령한 대구 시청 공무원 74명 중 5명이 본인이 직접 신청해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수령 대상이 아니면서 긴급생계자금을 받은 지역 공무원 및 교원, 공공기관 직원 등은 모두 3,928명이다. 권영진 시장은 16일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등의 부정 수령 문제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6일 대구시의회 275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청 공무원 중 74명이 받아 갔는데, 본인이 신청한 사람은 5명이다. 나머지는 가족들이 신청한 것”이라며 “그 부분을 갖고 대구시 공무원 전체를 부정 집단으로 모는 건 제가 생각하기엔 가슴이 아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그것을 지적하면 제 잘못이 첫 번째로 크다”며 “선의를 생각하지 말았어야 한다. 공무원들도 중위소득 100% 이하면 다 받도록 했어야 하는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을 제외하는 방침을 정한 제 잘못이 크다. 그런 면에서 의원님과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마치 대구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은 부정수급이나 하는 사람으로 오명을 받도록 하고, 대구 시민들에게 과장되어서 알려지면서 대구 시민의 자존심마저 훼손하게 된 것은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전체적으로 책임을 지고 일을 했던 경제부시장 마음은 타들어 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시장은 “왜 대구는 안 줘서, 공기업이나 공직자 가족들이 이렇게 신청해서 마치 큰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시장이 왜 그렇게 만들었으냐, 다 줬어야 옳지 않으냐고 책망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공무원들 생계자금 나눠주느라 개고생했다. 생고생했다. 어려운 공무원 가족들이 신청하도록 만들어 엄청난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만든 시장 책임”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다른 지역 공무원은 다 받았지 않나. 나무라시려면 시장인 저한테, 왜 서울시장이나 다른 도지사들처럼 우리 공무원들도 다 줬으면 이런 일 안 일어났을 텐데, 공무원들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양보하게 해서 몇몇 사람이나 가족들이 절박한 마음에서 신청하도록 만들어서···. 그렇게 봐달라는 것”이라고 읍소했다.

김혜정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북구3)은 “시장에게 가장 큰 잘못이 있다”며 “하지만 공무원 가족을 위하는 시장님 마음 알지만, 생계자금이라는 것이 대구시가 감염병 특별재난지역이어서 생계를 위해 지급해달라는 의미를 읽지 못하는 공무원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