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유엽 사망 진상조사단 구성해야”

코로나 오인 경산 17세 사망 정유엽 사망대책위 결성

19:01

지난 3월 코로나19 감염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고 정유엽(17) 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가 결성됐다. 대책위는 16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성 소식을 알리면서 정 씨 사망 원인에 대한 정부 차원 진상조사단 구성 등을 촉구했다.

▲정유엽 씨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유엽 사망대책위 제공)

‘코로나19 의료공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정유엽 사망대책위원회(정유엽 사망대책위)’는 “정유엽 학생은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 정부의 의료 대응 체계 부실로 인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며 “거주했던 지역 병원에서 응급 입원 치료가 거부됐으며, 뒤늦게 입원이 가능했던 대학병원에서도 13번에 걸친 무리한 코로나 검사 끝에 코로나 환자로 오진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망 당시 정 군 부모님들은 아들의 임종을 지켜볼 수도 없었다. 그러나 대구, 경산 행정당국 관계자나 병원 책임자 그 누구도 유족에게 아들 죽음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가족은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사망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아들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유엽 학생 사망 원인에 대한 정부 차원 진상조사단 구성과 당시 지역 내 발생한 의료 공백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라며 “얼마 전 국회 토론회를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난 1~3월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국에서 6%, 대구·경북에서 9~10%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하면서 사망한 경우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정유엽 학생처럼 코로나로 의심받아 초기 병원 입원 치료가 거부되거나 응급, 수술, 분만 등에서 ‘비코로나 환자’에 대한 치료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는 정유엽 학생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정유엽 학생 사망 경위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통해, 당시 지역에서 발생한 의료 공백 문제를 총체적으로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