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3명, 모두 같은 백신 접종

21일부터 23일까지 매일 사망자 확인

15:19

대구에서 또다시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대구 동구 한 의원에서 지난 19일 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 A 씨는 23일 새벽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도 앞서 대구에서 독감 예방 접종 후 숨진 2명과 같은 로트번호(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의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에 따르면 기저질환을 앓았던 A 씨는 19일 오후 3시경에 동구 한 의원에서 예방 접종을 했다. 접종 후 나흘이 지난 오늘(23일) 새벽 1시 52분경 부산 한 주택에서 무호흡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다.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2시 8분경 사망했다.

A 씨는 앞서 대구에서 독감 접종 후 사망이 확인된 다른 2명과 동일한 로트번호(제조번호)를 가진 백신을 접종했다. 해당 백신은 (주)LG화학이 제조한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으로 대구시는 15만 명을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 대구에 공급됐다고 밝혔다. 해당 백신은 질병관리청이 어르신 무료접종을 위해 공급한 백신이다. 대구시는 대구에서 해당 백신을 접종한 인원을 모두 파악하진 못한 상황이다. (관련기사=대구서 두 번째 독감 접종 후 사망···21일 사망자와 같은 백신 접종(‘20.10.22))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자가 전국에 걸쳐 다수 확인됐지만, 사망과 독감 예방 접종 사이의 인과관계는 없다고 말해왔다. 질병청이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해온 근거 중에는 이전(21일)까지 확인된 사망자 중 같은 로트번호 백신을 접종한 이가 없다는 사실이 포함됐다. 로트(LOT)는 같은 날 같은 원료로 같은 설비를 이용해 생산하는 백신 일체를 뜻한다. 한 로트의 백신에는 같은 로트번호가 부여된다.

동일 로트의 백신 사망자가 없다는 건 백신 자체의 원인보다는 과민반응에 의한 사망이나 백신 접종과는 무관한 사망이라는 추정에 무게를 싣게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저희 입장에 한 회사 제품이나 하나의 제조번호로 사망했다면 백신 문제를 우려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는 그런 공통점이 없다는 건 그런 것을 배제할 근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2일까지 확인된 사망자 25명 중 2명씩 4쌍이 동일한 로트번호의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대구에서 21일, 22일 사망이 확인된 2명도 포함됐고, A 씨 사망으로 동일 로트번호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3명으로 늘게 됐다. 질병청은 오늘(23일) 전문가 회의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A 씨가 접종을 한 해당 의원에서 같은 날(19일) 동일한 백신을 접종한 대상자 99명을 대상으로 전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동일 번호 백신 접종자의 이상반응도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