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급여 1억 8,000여만 원 가로챈 시설 관리자···징역 7년

경북 안동시 선산재활원 전 원장 횡령···시설에서는 장애인 학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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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장애인 거주시설 전 원장이 장애인 급여 1억 8,000여만 원을 횡령해 징역 7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해당 시설은 직원들이 거주 장애인을 폭행하는 등 인권유린이 확인돼, 안동시가 시설 폐쇄 처분했으나 따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곳이다.

21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형사1단독(재판장 박민규)은 선산재활원 전 원장 A(66) 씨를 업무상횡령죄로 징역 7년 실형, 추징금 1억 2,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6년보다 높은 형이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선산재활원 거주 장애인 여러 명의 적금통장, 급여통장에서 수 백 차례 현금을 인출해 개인 생활비, 카드 대금 납부 등에 임의로 사용했다. 수사기관이 파악한 횡령 금액은 1억 8,195만여 원이다.

재판에서 확인된 A 씨의 횡령은 시설 입소 장애인 4명에 대해 10년 가까이 지속됐으며, A 씨가 횡령한 재산은 피해자들의 전 재산이다.

재판부는 “안동시의 지도점검이 없었으면 범행이 언제까지 지속됐을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범행 발각 후 책임 회피를 위해 피해자들의 보호자를 회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을 외부로 알리는데 역할 한 직원을 고소해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다. 선산재활원의 실질적 운영자이면서도 피고인은 직원들이 장애인을 폭행하는 것을 막지도 않았다”며 “장애인 복지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보여, 중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안동시는 선산재활원 직원에 의한 거주인 상습 학대 등 문제를 확인하고 지난 7월 시설폐쇄 처분했다. 하지만 선산재활원은 이에 불복해 집행정지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조만간 가처분 소송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420장애인차별철폐안동공동투쟁단은 “설립자 일가를 중심으로 거주인 폭행, 체벌, 급여 착취와 같은 인권유린이 밝혀졌다”며 “사건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판결이 나왔지만, 시설폐쇄 처분 후 60여 일이 지났는데도 거주인에 대한 인권유린이 지속되고 있다.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선산재활원에 남아있는 20여 명의 장애인을 즉각 분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21일 420장애인차별철폐안동공동투쟁단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앞에서 선산재활원 폐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