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일차 성주촛불, “투쟁위 해체 무효···확대 개편할 것”

600여 명 촛불 들고 새 위원장 추천...촛불지킴이단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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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가 두 달 만에 졸속으로 해체를 결정하자, 촛불집회에 나온 군민들이 곧바로 해체 무효를 선언하고 투쟁위를 정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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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62차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나온 군민 600여 명은 ▲투쟁위 해체 의결은 절차를 갖추지 못해 무효 ▲해체를 반대하는 투쟁위원을 중심으로 투쟁위 확대개편 ▲촛불지킴이단 발족으로 촛불집회를 꾸준히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투쟁위 해체가 무효기 때문에, 남은 투쟁위원 위주로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또, 촛불집회에서 김충환 씨, 배윤호 씨, 이강태 베드로 성주성당 신부를 공동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오후 5시께 투쟁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투쟁위 해체 안건을 거수 표결로 결정했다. 당시 절반의 투쟁위원이 해체 논의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관련기사: 성주투쟁위, 절반 반발 속에 공동위원장 3인 주도로 해체 결정)

투쟁위 회의에서 퇴장한 투쟁위원들은 별도로 군청 앞마당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의 가닥을 잡았다. 촛불집회가 끝난 오후 9시 20분부터 성주성당에서 보완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13일 오전 10시 군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앞선 오후 7시 20분,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군청으로 나온 군민 300여 명은 촛불을 들고 군청 주변을 돌면서 김항곤 군수와 성주군, 투쟁위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성주군은 현관문을 폐쇄하지는 않았으나, 공무원 10여 명이 출입을 통제했다. 이들은 “개돼지 취급도 아니고 이게 뭔가”, “우리가 개돼지면 군수는 개돼지만도 못하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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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50분께 군민들은 성주문화원 앞 인도로 이동해 집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죄송하다는 말만 드려서 죄송하다”며 “투쟁위가 얼떨결에 해체됐다. 이 안건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뛰쳐나가는 바람에 찬성하는 사람들만의 투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우리는 힘을 합쳐서 촛불을 지켜나갈 것이다. 끝까지 촛불을 지키자”라고 말했다.

▲백철현 공동위원장
▲백철현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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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곽길영, 배명호, 김명석, 백철현 성주군의원.

백철현 공동위원장 외에도 무소속 김명석, 배명호, 곽길영 군의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이들 새누리당 탈당파 군의원 4명과 도정태(새누리당) 군의원은 투쟁위 해체 결정에 반대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배현무 씨는 “김항곤 군수는 성주군민을 갈라놓고 있다. 왜 우리가 길바닥에 나와 앉아야 하나”라며 “국가만 안보가 있는 게 아니고 지방자치에도 안보가 있다. 성주군수는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우리가 똘똘 뭉쳐서 사드 배치 막아내는 그날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배윤호 씨는 “선관위에서 김항곤 군수 주민소환 절차를 알아보고 왔다. 하지만 김 군수는 주민소환 시작하기 전에 자진 사퇴해야 한다. 군민을 속이고 뒤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김충환 씨도 “우리가 촛불을 켜는 곳이 평화나비 광장이다. 우리는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함께 해달라”라고 말했다.

김성혜 원불교 교무는 “우리는 여러분들과 계속 함께할 것이다. 원불교 대책위도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평화를 위해 함께할 것이다. 한반도 땅 어디에도 사드는 안 된다”라며 “우리 성자가 탄생한 이곳에 군민들 모두가 성자다. 이곳은 평화의 땅”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 이후 군민 230여 명은 성주성당으로 이동해 ‘촛불지킴단’ 회의를 열었다. 촛불지킴단은 향후 촛불 집회를 꾸려가기 위한 조직으로 이날 노성환 씨를 단장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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