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 성주 소성리서 성조기 흔들며 주민 자극…집회 예고

15:29

이장님 정신 차리세요. 왜 이 자들에게 선동당합니까?
잠깐만 내 말 들어봐. 소성리는 4월 26일 이후로 법 없는 동내라. 정부가 법 없게 만들었어
왜 법 없습니까. 대한민국 국민 아니에요? 이장님이 정신 차려야지 왜 동네 어르신들 선동당하게 만들어요?
그러면 당신은 누구 선동 받고 왔어. 그러면?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나는 우리 동네 지키고 있어
이게 지키는 겁니까. 동네 지키다가 나라가 망하는데
그러면 사드를 느그 밭에 갖다놔 그러면 되지?
가져와요.
그러면 당신이 당신 동네 사드 추진위원장을 해.
···부끄러운 줄을 아세요. 이장님 제정신입니까. 나 강원도에서 왔는데 이 나라 지키기 위해서 왔어요. 그런데 뭐 하는 짓거리입니까. 왜 저 빨갱이 새끼들하고 어울립니까?
누가 빨갱이라? 빨갱이 하나도 없어.

극우단체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소성리 주민을 자극하고 나섰다. 15일 오후 7시 40분 극우단체 회원 5명은 차량으로 마을회관을 통과해 인근에서 성조기를 흔들었다.

앞서 오후 6시 30분께, 마을회관 앞 도로(소성길) 위 탁자와 파라솔을 철거하려는 경찰과 5시간가량 대치를 끝내고 저녁을 먹던 주민들은 마을회관 앞을 지나던 극우단체로부터 ‘빨갱이’라는 말을 듣자 분노했다.

마을회관에서 사드 부지 방향 50m 지점에서 성조기를 흔들던 극우단체 회원들이 다시 차량으로 주민 앞을 지나가자, 주민들은 진로를 막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큰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장시간 승강이가 이어지자 이석주 소성리 이장과 극우단체 회원은 진로를 먼저 열고 사과를 받기로 했고, 극우단체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각자 사과했다.

서북청년단 정함철이라고 밝힌 극우단체 회원은 18일 소성리 인근 집회를 예고하며 마을회관 앞을 떠났다.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도로교통법 위반을 근거로 탁자와 파라솔 등을 철거하려 했던 경찰은 이날 탁자 등을 철거하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탁자를 철거하려 했는데 노인들이 격렬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사고 예방과 보호를 위해 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의 철거 시도에 앞서 경찰의 철거를 압박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문화일보>의 12일 자 보도 “美軍 ‘사드 기름’ 반입 검문하는 民…경찰은 ‘수수방관’”을 시작으로 일부 언론은 사드 운용을 위한 기름 반입을 막는 소성리 주민을 비난하는 보도를 이어갔다.

자유한국당도 가세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강성좌파 세력과 일부 지역주민들의 도로 불법점거와 불법적 검문검색으로 군수차량의 통행이 불가능하다”라며 “백주대낮에 민간인들이 기밀이 중요한 군수차량을 불법적으로 검문검색 하는데도 눈뜨고 모른 체 하는 경찰과 국가는 눈뜬 봉사냐”라고 지적했다.

15일 강현욱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대변인은 “6시 35분 경찰은 소성리의 종교행사가 끝나자마자 경찰 동원해서 책상을 철거하려 했다”라며 “경찰 병력이 빠지고 사드가 물러날 때까지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사드가 물러날 때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불법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