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경북 성주군, 김천시에서 사드 반대 운동을 벌였던 시민들이 6·13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성주군수에 이강태(43, 더불어민주당), 성주군의원에 김미영(37, 더불어민주당), 김상화(37, 더불어민주당), 이재동(50, 무소속), 김천시장에 박희주(49, 무소속), 김천시의원에 김동기(50, 더불어민주당) 씨가 출마를 선언했다. <뉴스민>은 사드 반대 운동을 벌였던 시민들이 출마한 이유를 들었다.
김상화(37) 씨는 2016년 8월 22일을 잊지 못한다. 이날 오전 10시 김항곤 성주군수는 국방부에 성산포대 제외 사드 제3부지 검토 요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군청 문은 굳게 잠겼고, 경찰과 공무원 450여 명이 주민들의 진입을 막았다. 저녁이 되자 군청 출입문에는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었다. 촛불집회에 모인 1,200여 명은 군청 화장실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
상화 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군청은 그렇다 쳐도, 군의회는 왜 문을 잠갔을까. 의회는 군청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구가 아니었을까.
2009년 상화 씨는 서른이 채 되기 전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포천계곡(성주군 가천면) 근처로 귀농했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동네에서 가장 젊은 이장님이 67세였다. 농사보다 사람에 적응하는 일이 먼저라 여겼던 상화 씨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다녔다. 포천계곡상추작목반, 가천의용소방대, 성주4H,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까지. 그리고 2016년 7월 13일 사드 배치 결정 직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도 제 발로 찾아갔다.
한반도 평화도 중요했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절차와 불투명한 정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국방부에 전화도 해봤지만 헛수고였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행정 절차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렇게 쫓아다니다보니 국방부가 초전면 구 롯데골프장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토에 착수한 사실도 가장 먼저 알게 됐다.
상화 씨는 전 성주부군수의 땅 투기 의혹과 K2·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도 자료를 분석해 요목조목 비판했다. 공항 이전 토론회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던 상화 씨에게 주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행정감시자 역할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사드’ 때문이었다.
1기 성주투쟁위에 청년분과위원으로 참여한 상화 씨는 민심 전달이 제대로 안 된다고 느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일부 군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군의원, 도의원, 관변단체 회원들은 당과 군청 눈치만 보고 있었다.
“1기 투쟁위 안에서 선출직이 정말 제대로 군민의 목소리를 전달했으면 조금 달랐을 겁니다. 지방 기초의회에도 여야가 있어야 한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견제 없이는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성주전통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상화 씨는 상인회에서 벌어진 복잡한 문제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성주전통시장상인회 사무국장도 맡게 됐다.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성주 구석구석에는 행정 절차가 작동한다. 행정감시자로 나선 상화 씨는 군의회에 직접 뛰어들기로 했다.
1일 상화 씨는 성주군의회 나선거구(용암면, 수륜면, 대가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1980년 9월 20일생인 상화 씨는 역대 최연소 성주군의원 후보가 됐다. (2회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기운 씨는 1960년 6월 13일생이었다. 6월 4일 선거가 치러져 당시 나이 37세 11개월이었다) 안타깝지만(?) 이 기록은 3일 뒤 1980년 10월 1일생인 김미영(37, 더불어민주당) 씨가 출마하면서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군의원 후보를 낸 적이 없어요. 당이 아예 손을 놓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면 떨어지더라도 계속 출마자를 내야 했었는데 말이죠. 앞으로 우리가 당선되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방 기초의원에게도 많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 일색인 성주에서 다른 정당 이름으로 출마하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 팀으로 의미 있는 선거를 치를 겁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선거를 보여주겠습니다.”
김상화 예비후보가 더 궁금하다면☞링크: [성주촛불열전] (7) 만능 농사꾼 김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