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백신과 무관하게 65세 이상에서 약 1,500명 접종 후 사망

시간적 선후 관계만 확인돼···질병청, “독감 접종 사업 예정대로”

17:05

지난해 독감 예방 접종 후 일주일 이내에 사망한 65세 이상 인구가 1,500명 가량으로 확인된다. 이들의 죽음은 예방 접종과는 상관없는 질병 등에 인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최근 잇따라 보고되는 사망 사례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시간적 선후 관계만 있을 뿐 죽음에 이르는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질병관리청은 24일 브르핑을 통해 최근 보고된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예방 접종 사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23일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 26건에 대한 검사 결과 예방 접종과 인과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26건 중 20명에 대한 부검을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고, 부검 결과와 다른 역학조사 등을 종합해 사망과 예방 접종 사이 인과관계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질병관리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부검은 백신 이외의 분명하게 확인되는 다른 사망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는데 활용된다. 백신 자체의 독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는 상황에서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아나필락시스나 길랑바레증후군 같은 부작용에 의한 것일 확률이 높아서 이는 다른 역학적 조사 결과를 함께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3차에 걸쳐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에 대한 백신과 인과관계를 검토했고 그 결과 26명 중 6명은 백신과 전혀 관계없는 걸로 결론 내렸다”며 “다른 20명도 백신과 관계성이 정확히 입증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과 사인과 관계는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명은 명백히 1차 부검에서 대동맥 박리, 뇌출혈 같은 명백하게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질병을 확인했다”며 “2차 부검은 1차에 더해서 조직, 혈액 검사를 해서 최종 판단하는 것이다. 백신에 의한 사망을 부검으로 특정하긴 어렵다. 부검은 백신 이외의 사망 원인을 판단하고, 몇 가지 소견을 더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사망 사례와 독감 예방 접종과 인과성이 없다고 판단한 만큼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데 위험 요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백신과 관련 없이 시간적 선후에 따라 숨지는 사례를 통해 최근의 보고들이 일상적인 수준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미국의 2013년 자료를 보면 65~74세 인구 10만 명당 11.3명, 75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23.2명이 예방 접종 후 사망한 거로 보고된다”며 “우리나라도 작년 예방 접종 절기 때 독감 접종 후 7일 이내 사망한 수는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시간적으로 65세 이상에서 1,500명 정도가 사망한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예방 접종의 인과성과 상관없이 예방 접종을 맞고 사망이 발생하는 통계”라며 “올해는 어느 정도가 생겼는지, 어느 정도가 신고가 됐는지 통계를 지금은 확인하기 어렵다. 이전 자료도 검토해서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에선 2명이 추가로 예방 접종 후 사망한 사례로 확인됐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80대 남성 A 씨와 동구 거주 70대 여성 B 씨로 A 씨는 지난 19일 접종 후 22일 숨졌고, B 씨는 19일 접종 후 23일 숨졌다. A 씨는 아직 부검 여부를 정하지 못했고, B 씨는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대구에서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5건으로 모두 70대 이상 고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