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로 불명 코로나19 환자 증가세···수도권 역학조사 ‘과부하’ 우려

수도권 확진자 경로 전달 늦어지는 경향 커
감염과 접촉 사실 모른 채 활동 이어지면 집단감염으로

21:06

지난 일주일 사이 대구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꾸준하게 확인됐다. 지난달 30일(월요일)부터 6일(일요일)까지 일주일 사이 대구에서 확인된 새 확진자는 39명이고, 이 중 7명(17.9%)이 경로가 확인되지 않거나 그로 인한 접촉 확진자다. 대구에서 최근 경로 불명 환자가 증가한 것은 수도권 감염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일 대구에선 달서구에서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확인된 후 2, 3, 4, 5일까지 닷새 연속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최소 1명씩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는 뒤늦게 경로가 확인되기도 했는데, 수도권 및 다른 지역 확진자를 접촉한 거로 확인된다.

지난 11월 3일부터 9일까지 감염자 18명 중 1명(5.6%)이 불명이었고, 10일부터 16일까지는 6명이 발생했지만 불명 환자는 없었다. 17일부터 23일까지는 12명 중 1명(8.3%)이 불명 환자였고, 24일부터 30일 사이에는 17명 중 3명(17.6%)이 불명이거나 불명 환자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었다. 11월 들어 주간 감염자 대비 경로 불명 환자 발생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나 전문가 등에 따르면 대구에서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최근 잦아진 것은 수도권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급증하면서 역학조사가 늦어지거나 대구나 경북 지역민 접촉 여부를 지자체에 통보하는 일이 늦어진 탓이 크다. 역학조사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최근의 유행이 지난 2, 3월이나 여름 유행처럼 특정한 집단 중심으로 발생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이영희 대구시 감염병관리과장은 “타지역 확진자 역학조사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고, 예전처럼 정밀하게 진행되지도 않고 있다”며 “과거엔 감염이 큰 집단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했으면 됐는데, 지금은 감염원도 다양한 것도 역학조사가 늦어지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접촉 사실이 전달되지 않아 감염자가 방역당국 관리망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가 오래되면 대구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남대 음대를 매개로 한 감염 전파다. (관련기사=처지 뒤바뀐 대구시, “수도권 접촉 자제” 당부···확진자 동선 공유 늦장 우려도(‘20.12.1))

지표환자로 확인된 서울 용산구 거주 강사는 지난달 23일 확진됐지만, 그 사실이 영남대로 전해진 것은 26일이다. 영남대가 소재한 경북 경산시 방역당국은 27일 강사를 접촉한 학생이 확진된 이후에야 지표환자를 인지했다. 사흘의 시차 사이에 학생들의 활동이 이어졌고, 감염 전파가 이어졌다.

이영희 과장은 “잔존감염량이 자꾸 쌓이면서 3~4주가 지나면 알게 모르게 감염이 폭발할 수 있다. 찾을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고, 고위험 집단시설 중심으로 선제적인 검사를 계속하면서 위험도를 낮춰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대구시가 대단한 건 불명 환자가 발생해도 그 감염원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문제는 이런 전국적 추세가 계속되어서 환자가 폭발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미 수도권 뿐 아니라 울산, 부산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