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미시청 정문 진입로 봉쇄

농성장 철거 항의서한 전달하려던 아사히글라스노조
투쟁 1년 집회, 공장 앞에서 구미시청 앞으로 바꿔 개최

16:07

경찰은 3일 오후 3시부터 50분 동안 구미시청 입구 도로와 인도를 봉쇄했다. 시청 앞 천막농성 강제 철거에 대한 항의서한을 구미시에 전달하려는 아사히글라스노조(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의 출입을 막기 위해서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4시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 앞에서 ‘아사히 투쟁 1년 승리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앞선 오후 2시 아사히글라스노조원을 포함한 100여 명은 구미시청 진입로 앞 도로에서 ‘농성장 강제철거 규탄’ 집회를 열었다. 시청 앞 집회를 마친 노조는 항의서한 전달 후 공장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참가자들이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시청으로 이동하자, 경찰 200여 명은 정문 진입로를 막았다.

▲구미시청 정문 진입로
▲구미시청 정문 진입로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항의서한만 전달하고 이동하겠다”고 경찰에 의사를 전달했지만, 경찰은 “대표자만 출입이 가능하다”며 현재(오후 4시 10분)까지 시청 진입로를 봉쇄하고 있다.

일부 경찰관이 금속노조 대구지부 깃발을 들고 제 자리에 서 있던 노조원의 깃발을 빼앗으려다 깃대를 부러뜨리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고, 경찰은 이를 거절했다.

당초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진행하려던 금속노조는 구미시청 앞으로 장소를 변경해 4시부터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에서 일하던 노동자 140여 명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아사히사내하청노조를 결성했다. 한 달이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에 도급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고, 7월 31일자로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조원 50여 명은 10개월째 부당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해왔다. 지난달 25일 아사히글라스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구미시는 지난 4월 21일 “기업인, 시민단체 등 시민들도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불법천막과 현수막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구미시의 강력한 법집행을 요구해 왔다”며 구미시청 앞과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 있던 노조 농성장을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철거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한 항의서한을 구미시에 전달하려 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한 항의서한을 구미시에 전달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