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개혁 긴급 토론회, “공공의료 확대가 핵심인데 빠져”

19일 대구서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 주최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개혁은 무엇인가?'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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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을 명분으로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면서 의료 현장 여파가 크다. 전공의 이탈에 이어, 다음주부터는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 의사를 표하며 정부와 갈등은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증원 규모를 두고 이어지는 이 갈등이 ‘의료개혁’에 도움이 될까. 대구에서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공공의료 확대 방안이 핵심인데도 정부와 의료계 충돌에선 이것이 생략됐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19일 저녁 7시 중구 대구YMCA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개혁은 무엇인가’ 긴급시국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대구경북전문직단체협의회가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교수가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대증원 방안에 대해, 정형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 가짜 의료개혁안과 대안에 대해, 한송희 약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경지부)가 의약품을 통해 본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발제했다. 김문주 영남대 교수가 사회를,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토론에 나섰다.

▲19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대구YMCA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개혁은 무엇인가’ 긴급시국토론회가 열렸다.

김동은 교수는 최근 전공의 이탈 등으로 인한 병원 현장 상황을 전하면서, 여러 근거 자료를 통해 의사 증원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지역 의사가 부족한 상황을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경북은 인구 1,000명당 의사 1.4명, 서울은 3.1명이다. 서울 상위 3개 구 의사 수 평균이 경북 하위 3개 군의 의사 수 평균의 14배다.

김 교수는 “서울 빅5 병원에서 의사 파업한다고 산청군 보건의료원의 공보의를 거기에 파견 보냈다. 너무 화가 났다. 어젯밤에 응급실 당직을 서는데 경남산청119에서 전화가 왔다. 응급환자 갈 데가 없다더라. 대구로 오라고 했다. 1시간 반이 걸렸다”며 “필수의료 공백 상황은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조차 문제다. 이 문제의 원인은 의사 수 부족이다. 응급의학과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배후 진료 의료진도 있어야 하는데, 이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실패로 인한 지역 의료 및 필수 의료 공백을 시장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그런데도 정부는 공공의료나 지역 의사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우선 2,000명을 뽑고 시장에 맡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의사의 주장이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의료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교수는 “강 대 강 대결에서 환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응급실과 수술실은 지켜야 한다”며 “정부와 의사의 시간에서 시민의 시간으로 옮겨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형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공공의료를 약화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설익을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은 의료산업화라고 지적했다.

정형준 위원장은 “2,000명 증원이라는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하면서 치킨게임의 상황이 됐다”며 “공공병원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의료를 의료산업화의 관점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 대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을 의료산업화의 한 예로 들었다. 보험 가입자 편의성을 증진하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사실은 환자 정보를 병원이 의무적으로 민영 보험사에 넘기도록 했다는 것이다. 보건 예산을 2023년 대비 8,800억 원가량 삭감하면서, 다른 의료산업 관련 정책 예산은 인상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의대 정원 대폭 증가는 자본의 요구이기도 하다. 산업예비군처럼 양성하려는 것”이라며 “정작 중요한 것은 지역의사가 부족하고, 필수의료 임상의사가 부족한 문제다. 지역의사제, 공공의대와 같은 방안은 고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동은 의사, 정형준 정책위원장, 한송희 약사, 강금수 사무처장

한송희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대경지부 소속 약사는 필수 의약품 품절 문제, 국가필수의약품 관리 문제, 시장 의존적 의약품 공급 문제를 지적하면서 의약품 공공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금수 사무처장은 시민 입장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의사 복귀가 절실하고, 강 대 강 대결로 점철되는 의료 파업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정책적으로는 이날 강조된 공공의대 건립, 지역의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공감했다. 강 사무처장은 시민 입장에서 이외에도 현대적인 지방의료원 추가 건립, 마을별 주치의 제도 도입 등도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대구YMCA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의료개혁은 무엇인가’ 긴급시국토론회가 열렸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