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연대, 권영진 사무소 앞에서 ‘정책 협약 요구’ 무기한 농성

420장애인연대, “권 후보 측 대화 없어” vs 권 캠, “검토할 시간 필요”
대구 장애인단체 16개, “권영진 후보 압도적인 승리 원해”

21:08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는 7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장애 정책 협약을 요구하면서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420장애인연대는 지난 4월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지난 4일 김형기 바른미래당 시장 후보와 정책간담회 및 협약식을 통해 정책 협약을 맺었다.

▲420장애인연대는 7일 오전부터 권영진 후보 사무소 앞에서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420장애인연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권영진 후보 측에 정책 협약을 요청해왔다. 420장애인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3월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4월에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대 수용 방향을 검토 중’이라 하더니 5월 11일에는 24일까지 협약 하자고 하고, 25일이 되어서는 30일까지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상임대표는 “누군가에겐 그저 ‘장애인 복지’라는 말로 일축될 수 있겠지만, 장애인과 부모 입장에선 우리 요구 하나하나가 생존의 문제”라며 “다른 두 명의 후보와 달리 권영진 후보와 협약은 지난 3월부터 두 달째 미뤄지고 있어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직접 기다리며 후보가 나서주길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20장애인연대와 정책 협약 문제는 지난달 31일 권 후보 부상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다. 420장애인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정 협의안을 갖고 협약식을 열기로 했지만 무산됐다. 420장애인연대는 이 문제로 31일 권 후보 유세 현장에서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와 권 후보가 부딪히면서 권 후보가 부상을 입었다.

반면, 31일 당시 <뉴스민>과 만난 권 후보 측 관계자는 “어제(30일)까지 수정협의안을 협의하는 중이었지, 협의안이 마련된 건 아니”라면서 협약식이 무산됐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장애인 정책 협약 갈등 격화···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앞에 무릎 꿇은 부모들(‘18.5.31))

첨예한 갈등 국면으로 치닫던 양측은 지난 1일 권 후보가 직접 ‘처벌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장원용 후보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후보자(권영진)님은 (420장애인연대가) 요구한 부분을 다 만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정책 협약 문제를 계속 논의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권영진, “처벌 원치 않아” 장애인단체, “쾌유 바란다”···부상 사건 일단락(‘18.6.1))

하지만 420장애인연대는 31일 사건 이후 현재까지 권 후보 측과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420장애인연대 관계자는 “지난 MBC 토론회를 앞두고 정책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지만 확인했을 뿐 협약과 관련된 논의는 진행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원용 대변인은 7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정책팀에서 실무 협의는 계속하자는 게 일관된 입장이고 계속 협의하자는 이야기는 주고받는 거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420연대 측에선 대화가 없다고 한다고 묻자 “저는 그렇게(대화 중이라) 듣고 있다”며 “420단체 말고도 이런저런 협약식 하자고 들어오는 게 마흔 몇 건이 된다. 그걸 다 검토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7일 오후 대구 지역 16개 장애인단체가 권영진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사진=권영진 진심캠프)

같은 날 대구 16개 장애인 단체는 “권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원한다”며 권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권 후보 캠프에 따르면 대구지체장애인협회, 대구장애인재활협회,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달구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지역 16개 장애인 단체가 오후 3시 권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권 후보 캠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참석한 장애인들은 최근 모 장애인단체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며 “악의적으로 편집된 동영상과 인터넷에 떠도는 댓글이 권 후보의 인간적인 면까지 매도하고 왜곡된 방향으로 몰아가는 걸 보면서 분노를 넘어 비애를 느꼈다”고 전했다.

권 후보는 지난 4일 MBC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직접 “병상에 있는 동안 교묘하게 편집된 동영상이 SNS상에 떠돌고, 심지어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조롱을 받을 때면 다친 상처보다 더 큰 아픔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