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포항은 썩은 땅’ 막말 논란 통합당 김병욱 사퇴 촉구

김병욱, “포항이 아닌 포항 정치가 썩었다는 뜻” 해명

15:31

포항을 ‘썩은 땅’이라고 언급한 미래통합당 포항남·울릉 김병욱 후보의 막말 논란이 포항 지역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김병욱 후보는 “포항이 아닌 포항 정치가 썩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지역 시민단체들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병욱 후보는 자신의 경력 부풀리기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SNS에 “썩은 땅에 새싹 하나 틔우기 참 힘들다. 그래도 뿌리 내리겠다”라고 적었다.

9일 포항시선거방송토론회 주관으로 포항MBC가 중계한 포항남울릉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후보는 “포항에 온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김병욱 후보가 포항을 썩은 땅이라 하고 자신은 새싹이라 했다. 포항이 왜 비하 대상인가”라고 지적했고, 무소속 박승호 후보는 “허위 경력 논란에 포항을 썩은 땅이라고 해 걱정스럽다”라고 지적했다.

▲9일 포항남울릉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김병욱 미래통합당 후보

김병욱 후보는 “앞뒤 다 자르고 포항 울릉을 썩었다고 하는데, 포항의 정치 풍토, 선거 풍토가 썩었기 때문에 썩었다고 말한 것이다. 포항 정치판이 썩었다고 한 말에 불편함을 느꼈다면 사과한다. 썩은 포항 정치판을 바꿔보겠다”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김 후보는 선거 공보물에 “국회의원실 인턴비서에서 보좌관까지 17년 가까이 한 발씩 내디디며 성실히 살았습니다”라고 썼는데, 지역 주민에게는 “13년 국회의원 보좌관!”이라고 언급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포항시 남구 주민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김병욱 후보는 “국회 경력증명서를 뗐을 때 인턴 포함 13년 2개월로 나와 있었다. 공보물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인턴 비서에서 보좌관까지 2003년부터 2020년 2월까지 17년 기간 동안 하루 하루하루 한발 한발 내디디며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11시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대표 김명동)는 김병욱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지역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있을 수 없는 막말”이라며 “썩은 땅은 포항이고 새싹은 후보 자신을 의미한다. 그럼 포항 시민은 무지렁이나 개돼지냐. 지역민에 군림하겠다는 자가 어떻게 국회의원을 할 수 있나”라고 밝혔다.

이어 “낡은 정치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자기 소속 정당이 수십 년 째 국회의원을 하는 곳이 포항이다”라며 “미래통합당은 시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김병욱 후보를 제명하거나 공천 취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