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대구 달성 건설현장 깔림 사고 1명 사망·2명 부상

12:23
Voiced by Amazon Polly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상가 건설현장에서 무게를 견디지 못한 가설구조물(비계, 콘크리트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자재에 깔린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대한 감독 필요성이 제기된다.

▲27일 사망 사고가 일어난 대구 달성군 구지면 한 건설현장. 사진은 28일 오전 찾아간 현장 모습이다.

상가 신축현장에서 함께 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40분께 크레인으로 자재를 올려놓자 가설구조물이 무너졌다. 가설구조물에서 자재를 받던 A(60) 씨는 추락하면서 덮친 자재에 깔려 사망했다. 주변에 있던 노동자 1명은 중상, 1명은 경상으로 치료 중이다.

28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산업재해 발생으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경찰과 노동청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지만, 동료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무리한 작업과 때문으로 추정된다.

동료들에 따르면 당일 작업을 다 마쳤으나, 크레인을 부른 김에 자재를 추가로 올려놓기로 하면서 작업 시간이 길어졌다. 동료 B 씨가 가설구조물 위에 올리기에는 무겁다고 만류했지만, 작업반장의 요청에 약 380장 가량의 판넬을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A 씨가 크레인에 묶인 끈을 풀자 무게를 견디지 못한 가설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응급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A 씨는 심정지 상태였고,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27일 사망 사고가 일어난 대구 달성군 구지면 한 건설현장. 사진은 28일 현장을 살펴보면 구조물 지지대가 취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족들도 갑작스런 소식에 빈소도 차리지 못하고,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은 “이미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을 때는 심정지 상태였다. 허망하다”며 명절을 앞두고 닥친 사고 앞에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A 씨는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으로 최근 아파트 공사현장이 줄어들자 동료와 함께 중소규모 현장으로 일감을 찾으러 다녔다. 대규모 건설현장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가 강화되는 추세지만, 중소규모 현장은 여전히 안전 문제에 취약하다.

김건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산안법규부장은 “현장을 확인해보면 가설구조물을 지지하는 폼 등이 많이 낡았고, 임의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을 무시한 중소규모 현장이 여전히 많다. 노동당국이 이런 곳들에 대한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건설 현장은 50억 미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사업장으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노동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