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두 청년, 걸어서 포항까지 “사드 반대”

[인터뷰] 온 몸으로 사드 반대 알리는 이서준 씨

17:17

지난 7일, 성주군민이 미대사관 항의를 위해 서울을 향하던 그때, 청년 둘은 성주에서 포항까지 걸음을 시작했다. 이서준(25, 초전면), 석창우(25, 성주읍) 씨. 이들은 고향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포항까지 걸어가며 성주 상황을 알리기로 했다.

<뉴스민>은 이들이 길을 떠난 지 사흘 되는 9일, 전화로 발바닥 안부를 물었다. 이 씨가 인터뷰에 응했다. “여기는 영천시 향군로입니다. 지금도 계속 걷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이 씨의 호흡이 다소 가쁘다.

먼 길 떠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휴학 중인데요. 사드 문제를, 그리고 그것 외에도 세월호나 한일 합의에 대한 내용도 알리고 싶었어요. 가방에는 (사드 반대) 파란색 리본과 세월호 추모 노란색 리본도 달았고요, 백남기 농민 배지도 달고 있습니다.

직접 거리에 서 보니 어떤가요?
-온몸이 다 부서질 것 같아요. 특히 허리가…친구는 발에 물집이 온통 잡혔어요. 힘들지만, 친구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큰일을 한다고는 생각 안 했고요, 길 가다가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되는 게 좋지요. 응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고요.

이서준(왼쪽) 씨, 석창우(오른쪽) 씨
▲이서준(왼쪽) 씨, 석창우(오른쪽) 씨 [사진=이서준 씨 제공]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사드는 안보 문제입니다. 안보는 국민에게 중요합니다. 사드는 안보에 도움이 안 됩니다. 새누리당도 정부도 미친 짓 하는 겁니다. 국가 안보는 곧 국민성입니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킬 수 있다 지킨다라는 작은 생각에서부터 국가안보가 시작되며, 새누리당, 친일-친미파 자손들 같은 기득권이 권력이 재산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미국을 등에 업으려하는거 같아요.

우리처럼 없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은 사드가 아니라 담뱃세, 주류세입니다. 우리 돈 뺏어서 대기업 자금 대 줍니다. 항상 국민이 당합니다. 사드도 마찬가집니다. 사드의 핵심은 미국입니다. 우리 안보가 아니라, 미국 이익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저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 공격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방어용 무기라는 사드가 쓸모 없다는 말입니다. 아직 예비군 훈련가면 M16 소총을 줍니다. 한국 국방비 세계에서 손꼽히는데, 60년대 총 쓰는 겁니다. 사드 도입하려는 사람들 전쟁에 나옵니까? 자기들 안 싸웁니다. 사드가 정말로 싸울 사람들에 투자하는 겁니까? 미국에 투자하는 겁니다. 왜 미국에 투자합니까?

국민들한테는 세금 뜯어가고, 대기업의 세금은 제대로 걷지도 않잖아요. 대기업 세금 제대로 걷고 국회의원 세비 반씩만 줄이면 대한민국 복지 충분히 할 수 있고 살기좋은 나라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 직장을 구하려고 해도 복지가 어떤지 살핍니다. 복지는 사장 마인드입니다. 자기한테 돈 벌어다 주는 우리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보는 겁니다. 고위층, 국가를 먹여 살리는 건 국민입니다. 전쟁 나도 국민이 싸웁니다. 국민에게 방탄조끼 하나 있습니까? 군인 장비도 다 떡값으로 나갑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정말로 국방이 중요하다면 사드가 아니고 군인의 장비, 복지, 인권을 챙겨야 합니다.

여하튼 사드 대신 군인 기본 장비 질을 향상시키고 생활 개선을 시키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걸으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까?
-성주군청에서 출발하려는데, 아저씨 세 분이 오셨습니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갈 때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용돈도 쥐어 주셨어요. 오히려 저희가 미안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그분들에 비하면 별로 한 게 없으니까요. 주신 용돈은 물 사 마시고, 밴드 사고 밥 사 먹었습니다. 또, 여러 지역 옮겨갈 때마다 신기하게 알고 찾아오는 형·동생, 친구들이 있고, 오늘은 성주투쟁위 계시는 분도 찾아오셨어요. 점심을 사 들고 영천까지 오셔서 고맙고 뿌듯합니다.

포항 찍고 다시 걸어서 올 생각은 없나요?
-…추석 때문에…장남이니까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기득권자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 누구십니까’라고. 아마 그러면 자기 직책을 말할 겁니다. 나는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 같은 사람과도 소통하려고 해야지, 안 그러잖아요. 친구도 한마디 합니다. 성주군청에 집회 나오는 모든 분들 힘내시라고. 응원한다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