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설 김종필의 첫 수필집,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만큼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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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집 <쇳밥>의 초설 김종필이 신작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만큼 외롭다>(달구북, 2022)를 출간했다. 세 번째 시집 <무서운 여자>까지 세 권의 시집을 펴낸 이후 2년 만에 펴낸 첫 수필집이다.

▲초설 김종필 시인 (사진=정용태 기자)

김종필은 작가의 말에서 “사는 일에 기쁨만 있다면 얼마나 슬플지 가늠이 되지 않아 또 눈물을 흘린다. 에세이라고 이름 붙인 이 작은 책 속에는 눈물 꼭지가 많다. 슬픔과 기쁨, 감동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은 그대가 한 방울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면, 나는 너무 슬퍼서 울 일을 걱정한다”고 적었다.

수필집에 실린 글은 총 63편, 작가의 이야기를 보라, 검정,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섯 가지 색으로 나눠 담았다. 각 색에 맞춘 주제는 ‘혼자는 건널 수 없는 강’, ‘때로는 어둠이 가장 빛난다’, ‘위험한 시절 부활하다’,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길’, ‘살아내는 힘은 희망이다’이다.

김미옥 문학평론가는 “김종필은 노동자 시인이다. 그의 시는 노동 현실을 파랗게 밝히는 치열한 사유였다”며 “그는 자신이 만난 이웃을 따뜻한 눈으로 감싼다. 지적장애인, 이주노동자, 가난한 이웃, 어린이, 노인까지 깊고 넓다. 시인은 우리가 놓쳤던 구석진 세상을 비추고, 어딘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비껴가는 대화를 가슴에 담는다. 언어, 그 너머를 읽는 것은 시인의 일이다. 김종필은 시인이 맞다”고 말했다.

이번 김종필의 수필집은 SNS를 통한 출간 전 판매로 비용을 마련하고, 편집에서 배송까지 한 사람이 감당하는 대구의 1인 출판사 ‘달구북'(대표 최문성)에서 펴냈다.

최문성 대표는 “시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였고, 시를 통해 세상의 눈물을 닦으면서, 자신의 눈물을 흘려 왔다. 그의 수필은 또 다른 시가 되었다”고 작가를 소개했다.

초설 김종필은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공고를 졸업하고 10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20년 넘게 방화문 공장 노동자를 일하고 있다. 첫 시집으로 <어둔 밤에도 장승은 눕지 않는다>(북인, 2015)와 <쇳밥>(한티재, 2018), <무서운 여자>(학이사, 2020) 등 세 권의 시집을 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