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권영진, 기자 고소는 감정적 대응···취하해야”

16:37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2일 성명을 내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MBC 기자를 상대로 한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고소는 자신과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가혹하게 비판했던 대구MBC와 구성원들에 대한 감정적 대응일 수 있는 것”이라며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 4월 언론중재위원회에 대구MBC 라디오 <뉴스대행진>을 상대로 정정 보도 및 반론 보도 신청을 했으나 불성립 결정이 났고, 곧이어 대구MBC와 <뉴스대행진> 진행자인 이태우 기자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관련기사=대구시, 권영진 비판 대구MBC에 정정보도 청구…조정 불성립(‘20.5.7), 권영진 대구시장, 비판 논평한 대구MBC 앵커 고소(‘20.5.11))

지역 노동·시민사회계가 지난 5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고소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6월 중에 권 시장은 이태우 기자를 추가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4월 언론중재위 제소 건 외에도 이 기자가 진행한 방송의 다른 발언도 문제삼은 것이다.

대구경실련은 “권 시장이 허위사실 보도라고 지목한 기사는 모두 진행자인 이태우 부장의 논평에 해당되는 부분”이라며 “이 중 3월 19일 보도는 권 시장의 기자 브리핑 태도를 비판한 기사인데, 법정에서 이를 다툰다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이 언급한 3월 19일 보도란 대구MBC 라디오 <뉴스대행진>에서 이태우 기자가 “권영진 대구시장이 오늘 아침 브리핑에서 기자 질문에 냉소의 웃음을 짓는 걸 봤습니다. 대구시장은 아직 저럴 염치가 남았구나 하고 생각했니다”고 한 맺음말이다. 권 시장은 이를 두고 “냉소의 웃음을 지을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고소했다.

대구경실련은 “권영진 시장이 지적한 보도는 모두 권 시장 입장에서는 부당하고 불편한 보도일 수는 있지만 비방 목적의 허위사실 보도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며 “권 시장은 자신과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과 불신을 대구MBC 뉴스대행진과 이태우 부장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MBC와 이태우 부장을 상대로 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소송은 이른바 전략적 봉쇄 소송으로 보이기도 한다”며 “그러나 대구MBC 이태우 부장에 대한 권 시장의 고소는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비판적 목소리를 차단, 억제, 위축시킬 목적의 소송이 아닐 수도 있다”며 “권 시장의 고소는 자신과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가혹하게 비판했던 대구MBC와 구성원들에 대한 감정적 대응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특히 주목한 것은 이태우 부장이 진행한 대구MBC라디오 뉴스대행진의 허위사실 보도로 인해 ‘대구시정 운영에 있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주장”이라며 “그렇다면 대구시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