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54] 놀 줄 아는 ‘시장님, 군수님’, 우리 지역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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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열린 대구 달성군 소힘겨루기 대회를 취재했다.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은 것이 의외였는데, 가족 단위가 많다는 것에 더 놀랐다. 입구 초입에 마련된 간이 식당에서 국밥 등을 먹으며 왁자지껄한 사람들을 보니 작은 축제 같았다. 소싸움 자체를 보러 온 이들은 많지 않은 듯 했다. 주말 나들이를 왔다는 노부부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의 말이 그랬고, 관람객들 구성이 이들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힘겨루기 대회는 별도 입장료가 없다. 대신 대구시 1,000만원, 달성군이 1억 4,000만원을 대회비로 낸다.

지난 달에는 경북 구미 새마을테마 공원을 찾았다. 국비와 지방비 907억 원이 투입됐고, 사실상 ‘박정희’ 기념 장소로 인식되는 곳이다. 주말 나들이 삼아 이곳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눈에 띄었다. 이들 일부는 전시관 내부 실내 어린이놀이터 이용객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어린이놀이터는 주 1회 휴관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을 나눠 하루 6회 운영한다. 방문객은 하루 1회만 이용할 수 있지만 무료라는 점이 유용했다.

새마을테마공원은 어린이 전문 놀이시설은 아니다. ‘새마을운동’이 시설의 주요 테마고, 어린이놀이터는 부대시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구미 1,000억 희망 씨앗 캠페인’을 통해 만난 시민들은 이곳 시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공공형 실내놀이터가 더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꼭 실내놀이터가 아니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여가 시간을 보낼 문화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대구시 축제에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 모습 (뉴스민 자료사진)

취재를 하면서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가족 단위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지역에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왕이면 좀 더 교육적이고, 재미와 의미까지 있는 행사였다면 어땠을까. 지난해 달성군이 지역 청년 600명(19~39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정책 실태조사 결과도 그랬다. 보고서는 삶의 질 관련 항목에서 문화·여가 생활을 위한 공원 및 캠핑장 같은 자연친화 시설과 문화·예술·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분석했다. 달성군에만 해당하거나 청년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주민 편의·여가·문화 생활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쓴다. 예전부터 했으니 관성적으로, 또는 주민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치적 사업으로 만들어져선 안 된다. ‘소싸움 대회’가 전자고,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을 빙자한 새마을테마공원이 후자다. 지역주민들이 주말 가족·친구·연인과 어떤 곳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가 지자체장의 의지와 지자체 사업 수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시대 흐름에 맞추면서 주민의 문화적 수요 및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축제나 프로그램, 시설이 요청된다. 놀 줄 아는, 문화 좀 아는 ‘시장님, 군수님’이 지역주민에게 중요한 이유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