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민 700명 모여, ‘개가 짖어도 신청사는 지어라’, ‘4년 뒤에는 여기 없다매?’

신청사 부지 절반 매각, 달서구민 반발 이어져
홍준표 시장의 소통 부재와 독단 결정 문제 지적
"시민 졸로 보는 시장 내려와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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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신청사 건립부지 절반을 매각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달서구민들의 단체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전 ‘대구시 시청사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 주최로 달서구민 700여 명이 중구 동인동 시청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지난 22일에도 달서구민 100여 명이 달서구 감삼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홍준표 시장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신청사 부지 매각’ 반대 달서구민들, “홍준표, 왜 대구시장 돼서 시민 뜻 거스르나”(‘22.09.22))

이날 오전 9시 30분에 시작된 집회에선 ‘시민을 쫄(卒)로 보는 시장은 내려와라’는 5m 길이의 현수막이 등장했다. 그 뒤로 선 주민들은 ‘누구 맘대로 팔아묵노’, ‘불신·불통·졸속행정 STOP(그만)’, ‘개가 짖어도 신청사는 지어라’, ‘땅싸게 팝니다-대구시 기획부동산’, ‘4년 뒤에는 여기 없다매?’, ‘대구시민 만만하니?’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여기엔 부지 매각 결정과 그 과정에서 소통이 부재했던 홍준표 시장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 30일 오전 ‘대구시 시청사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 주최로 달서구민 700여 명이 달서구 옛 두류정류장 부지에 짓는 대구시 신청사 부지 절반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대구 중구 동인동 청사에서 열었다.

집회에선 달서구에 지역구를 둔 대구시의원들과 달서구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고, 주최측 주민 발언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영애 대구시의회 부의장(국민의힘, 달서구1)은 “바쁜 구민을 이 자리에 모이게 한 것에 대해 시의원들도 면목이 없다”며 “집안 사업도 하루 아침에 바꾸지 않는다. 대구시의원들도 신청사 부지를 절대 매각하지 못한다고 결의했다. 대구시의회에서도 그 안건을 절대 승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철 달서구의회 의장(상인1·2동, 국민의힘)도 “대구시장은 지난 4월엔 신청사 부지를 재검토하겠다 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고, 7월엔 동인동 청사를 매각해 건립 기금으로 쓴다고 했다가 여론에 밀려 접었다. 8월엔 성서행정타운 매각하려다 번복했다”며 “일관성 없고, 예측 불가능한 행정을 대구시장이 하고 있다. 특히 독단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차섭 ‘대구시 시청사 바로세우기 시민연대’ 회장은 “2019년 당시 시민 숙의를 통해 부지 전체가 시민 공간으로 지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우리는 소통 과정 없이 발표된 대구시의 일방적 약속파기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에 대한 무관심이 작금의 독선과 불통을 불러온다”며 “우리는 지금 대구시가 잘못된 선택으로 훗날 가슴치며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 대구시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은 오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 시청사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는 신청사 부지 9만m2 민간 매각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두류공원과 연계해 옛 두류정수장 부지 전체를 개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홍준표 시장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도 일갈하고, 대구시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정책을 오락가락하면서 졸속·불통·불신 행정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기득권 소수의 트집과 훼방으로 폄훼하며 부지 민간 매각을 강행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임기 내 빚 청산’이라는 허울 좋은 치적에 대구의 미래를 희생시킬 수 없다”며 “대구시 신청사는 250만 시민 공간으로, (공공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문화·관광 중심지 역할을 할 랜드마크로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약 1시간 가량 이어진 성토 발언 이후 봉산육거리를 지나 반월당역 11번 출구에 이르는 1.4km 구간을 행진하며 마무리 됐다. 이들은 가두행진을 하면서 ‘시민을 쫄로 보는 시장은 내려와라’, ‘대구시장은 시민을 부여한 권력을 남용하지 말고, 시민의 뜻에 따르라’, ‘시민과 소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30일 오전 ‘대구시 시청사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 주최로 달서구민 700여 명이 달서구 옛 두류정류장 부지에 짓는 대구시 신청사 부지 절반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대구 중구 동인동 청사에서 열고, 이후 가두 행진을 했다. 집회에 참석한 달서구의원들이 선두에 서있다.
▲ 30일 오전 ‘대구시 시청사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 주최로 달서구민 700여 명이 달서구 옛 두류정류장 부지에 짓는 대구시 신청사 부지 절반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대구 중구 동인동 청사에서 열고, 이후 가두 행진을 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홍준표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