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예천군의회 사태 이후 달라졌을까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의회 공무연수보고서 검증

18:03

[코로나19 여파로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의회 국외공무 연수도 멈췄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기 직전까지 다녀온 연수는 과거보다 좀 나아졌을까. <뉴스민>은 대구시의회와 대구 8개 구⋅군의회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다녀온 31개 국외공무연수 보고서를 분석했다.]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예천군의회 사태 이후 달라졌을까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1) 대구중구의회 보고서 표절률 1위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2) 표절률 27%-6%로 차이 큰 달서구의회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3) 19명 간 수성구의회, 보고서 소감은 3명만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4) 대구 동구의회, 의장 인사말·성과까지 베꼈다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5) 대구 서구의회, 달서구도 베낀 보고서 ‘복붙’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6) 좋은 보고서 쓴 대구북구의회, 하지만 소감 표절도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7) 대구시의원, “직원이 보고서 쓰지, 의원이 쓰는 경우 있나?”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8) 민주당 의원 참여 따라 달라진 대구남구의회
[지방의원 연수가면 뭐하니?] (끝) 잘하도록 제도 지원, 못하면 패널티 부과해야

코로나19 여파로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의회 국외공무 연수도 멈췄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기 직전까지 다녀온 연수는 과거보다 좀 나아졌을까. <뉴스민>은 대구시의회와 대구 8개 구⋅군의회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다녀온 31개 국외공무연수 보고서를 분석했다. <뉴스민>은 2016년 기초의회 국외공무 연수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바 있다.(관련기사=‘네이버’-‘다음’으로 떠난 해외연수? 대구 지방의원 해외연수보고서 확인해보니…(16.06.03)) 이번에는 국내 공무 연수까지 확장해 살폈다.

대구시와 8개 구‧군 기초의회 공무연수보고서 검증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장 제한적, 대상 보고서 31개

2019년 예천군의원들이 국외공무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으면서 절차를 보완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예천군의원 폭행 CCTV 공개, 동료 의원들도 지켜만 봤다(19.01.08))

▲ 2019년 초 예천군 의회 의원들이 해외공무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하는 등 물의를 빚은 이후 각 기초의회는 공무연수 절차를 정비했다.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이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CCTV 화면. (사진=안동MBC 갈무리)

2019년 4~7월 무렵 대구시와 8개 구·군은 국외연수 조례‧규칙을 만들었다. 먼저 국외공무연수 과정 상당수를 손쉽게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출장 이전 심의위원회 회의록, 계획서, 보고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구시를 포함한 8개 구‧군 모두 정해진 시일 내 정해진 서식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하고, 심사위원회 및 상임위원회‧본회의에 보고하도록 했다. 국외공무 출장보고서를 자료실에 비치하고, 홈페이지 게시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대구시와 8개 구·군 모두 보고서 제출 규정 둬
15~30일 이내 보고서 제출
60일 이내 본회의 등 통해 보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구 중구‧동구‧서구‧남구‧달서구는 출장 후 15일 이내 정해진 서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하고, 60일 이내 심사위원회 및 소관 상임위원회, 본회의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대구시는 20일, 북구‧수성구‧달서구는 30일 이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마감 기한에 차이가 있을 뿐 규정은 동일했다.

▲ 대구 중구의원들이 국외공무연수 중인 모습 (사진= 중구의회 제공)

출장계획서와 출장심의위원회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심의위원회는 의회 운영위원장을 포함해 교육계·법조계·언론계·시민사회단체 등 민간위원이 2/3 이상으로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심의위원회는 출장의 필요성, 적합성, 출장국과 출장기관의 타당성, 기간과 경비의 적정성을 심사한다. 위원 수는 총 7~9명으로 차이가 있다.

심의위원회 회의록과 출장계획서는 제공된 서식에 따라 써야 한다. 목적, 출장동기, 출장자, 일정, 개인별 업무내용, 경비, 효과 등 구체적 항목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출장 후 보고서는 더 엄격히 정했다. 규격과 분량, 구성 형식, 표지 예시 등을 포함해야 한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출국이 막히면서 보고서는 많지 않았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보고서는 중구‧동구‧서구‧달성군 각 1개, 남구‧북구 각 3개, 수성구 2개, 달서구 4개였다. <뉴스민>은 일부 공개 대상이 아닌 2018년 하반기와 2019년 초에 해당하는 보고서는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했다. 동구는 공개 대상인 계획서와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홈페이지 게시글에 누락했다가 해당 사항을 문의하자 뒤늦게 게시했다.

▲ 대구시를 제외한 각 의회별 분석 대상보고서. <뉴스민>은 충실하게 연수가 이뤄졌는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제대로 작성됐는지 여부 등을 차례로 살펴볼 예정이다.

대구시의 경우, 자매결연 행사 등 국외공식행사 참여 목적의 출장은 분석 대상 보고서에서 제외했다. 상임위별로 진행한 대구시의 국외공무연수는 15개로, 1인당 예산 한도도 3백40만원으로 구‧군 기초의원에 비해 컸다.

▲ 대구시의 분석 대상보고서. 대구시는 1인당 상한선이 340만원으로 구·군의회에 비해 금액이 컸고, 해외 공무 출장 횟수도 같은 기간 더 많았다. <뉴스민>은 충실하게 연수가 이뤄졌는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제대로 작성됐는지 여부 등을 차례로 살펴볼 예정이다.

최다 방문지는 일본, 독일 각 6회 그 뒤로 싱가포르, 중국 등
최다 1인당 예산은 달성군 360여 만원
대구시는 340만원 초과하면 자부담 원칙 

대구시 구‧군이 선호하는 국외여행 방문지는 독일과 일본으로 각 6회였다. 이어 싱가포르(5회), 중국(4회)도 단골 연수지였고, 말레이시아(4회), 스위스‧호주(3회) 등도 방문했다.

분석 대상 보고서를 기준으로 최다 1인 비용은 2020년 1월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미국으로 8박 9일간 연수가 1인 4백90여만 원으로 가장 컸다. 단, 3백40만 원을 초과하는 비용은 의원이 자부담한다. 다른 의회도 지원금액 초과분은 자부담 원칙을 적용했다.

8개 구‧군 중에서는 달성군의회가 2019년 10월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로 떠난 연수가 1인당 3백43만 여만 원으로 금액이 큰 편이었다.

공무연수 보고서 조례‧규칙에 따른 공개 규정은 해외연수에만 해당된다. 따라서 국내 연수는 계획서와 보고서 등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없어 <뉴스민>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연수지 및 목적, 경비 등을 일부 확인했다. 구체적 연수 내용과 효과 등 유의미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뉴스민>은 대구시와 8개 구‧군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외공무연수 보고서를 인터넷 표절 검증 사이트를 활용해 표절 여부를 살폈다. 상당수 보고서가 네이버와 다음 포털의 백과사전이나 블로그, 다른 의회나 공공기관의 보고서 내용과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개선된 절차와 정해진 양식을 통해 이뤄지다보니, 형식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충실해진 인상을 받았다.

<뉴스민>은 의회별 연수 보고서가 취지에 맞게 출장을 다녀왔는지, 각 의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적절하게 작성되었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보는 기사를 연재한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